내부고발자의 고백
내부고발자는 눈을 감고 있어도
끊임없이 정보를 흘린다.
말없이 날카로워지는 눈 속의 입은
수다스럽고 비열하다.
잠재된 감각을 일깨우고 존재를 파악하기 위해서
눈 속의 입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눈 속의 혀는 무뎌져서도 안 되고
가볍게 놀려서도 안 된다.
단속해야 할 주의대상은 나의 모든 것.
당신의 입술과 혀를 빌려 나는 세상을 보고 있다.
2006. 6. 9. FRIDAY
예술의 내부고발 기능
예술이 위대한 것은 많은 말이 없이도 수많은 비밀 이야기를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땐 예술 작품들이 어떤 이유로 사람들의 소유 대상이 되는 것인지 궁금했다.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말하면 너무 단순하다. 아마도 마술 거울 같아서 그럴 것이다. 백설공주의 새엄마가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다운지 알고 싶어서 마술 거울에게 다가가 물어봤듯이, 작품이 진실을 이야기할 것 같아서 그럴 것이다. 나에 대해서, 너에 대해서, 우리에 대해서.
2013. 6. 27. THURSDAY
눈 속이 뜨거워진다. 눈물은 쏟아지지 않았지만 뜨거운 국물에 입 안을 홀랑 데인 듯이, 한 번에 삼킨 뜨거운 물이 목구멍을 후벼 파듯이, 설익고 낯선 진실에 두 눈이 화끈거린다. 말할 수 없이 진실한 이야기는 당황스럽다. 한참 참았던 숨을 토해내듯이 말하고 싶어서 목구멍이 간질거린다. 염증이 치솟고 속이 불타오른다. 비판의 눈은 어떤 말보다 더 날카롭다. 눈에서 칼을 문 입이 보일 때, 당신의 혀끝이 하얗게 반짝거릴 때 궁금해진다. 얼마나 담백하고 쨍한 비밀을 담고 있는지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