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한 해 마무리를 축하하며
그렇게 보내는 12월 끝자락이었다.
나는 그들과 왜 그렇게도 다른 것인지 딱 죽지않을 정도의 다량의 술을 사들고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매일 술을 마시며 넷플릭스 "털보와 먹보"를 보다가 내 성격답게 그냥 즉흥적으로 '나도 남해를 한번 가보고싶다'라며 가족 동반 연말여행으로
예약을 한 것 뿐이었다.
그게 내 술역사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고
생사의 순간을 처절하게 오락가락시킬
공포의 롤러코스터같은 여행이 되리라곤
그때 나는 감히 생각하지 못했었다.
여행가기 전날,
나는 또 신랑에게 술에 취해 시비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 행복은 절대 없다는 듯이..
그렇게 술이 덜 깬 채로 신랑없이 아이와
둘만의 첫 여행이자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술을 마시는 이유는 너무도 다양해서
나조차도 이젠 왜 마시고있는지 까먹기 일쑤였다.
어느 날은 행복하기만 했어야 할
어린 시절의 과거 외상을 마주하곤
부모님이 원망스러워서 한 잔!
또 어느 날은 이 놈의 처음 살아보는 인생에서
나만 서툰 것 같아 열등감이 발목을 잡아 한 잔!
그리고 두려워했던 모든 사건의 기억과 불안으로 부터 도피하고자 한 잔!
이렇게 술을 먹으며 생각으로부터 도피를
해도해도 안 될땐 그냥 슬픔의 바다에
나를 잠수시키듯 한 잔!
난 그렇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에
너무 서툴러서 어떤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질 때마다 내가 나를 위로해주고 슬픔을 꽉 안아주기보다는 "너만 힘드냐? 남들도 다 그러고살아"라는 엄마의 말처럼 나를 벌주고 비난하는데 익숙했다.
누가 나를 비난하면 먼저 어떤 이유에서 하는 것인지 파악하기보다는 정말 나를 잘 모르는 타인의 비난에 내 삶의 무게를 쉽게 저울질 해댔다.
그 비난의 말로 내 존재 자체를 부정했으며,
그 이유를 내가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이 느껴지면 나를 고문하기라도 하듯 술을 마시고, 또 마셔서 그런 비난의 말을 지우는 지우개로 '술'을 사용했지만 부정적인 사건들이 파괴시킨
내 존엄성이 되려 지워지곤 했었다.
'나는 피해자가 아닌 차라리 가해자가 되길 결심했다!'
피해자가 아닌 차라리 가해자가 되어 그 보잘 것 없는 나라도 나약한 나는 지키고, 보호하고 싶어했다.
늘 술에 매일 지며 되고싶은 내가 되지못해 날마다 무너지면서 죽고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지만
그걸 실행에 옮길만한 용기도 없었다.
내 영혼을 파괴시키는 가해자들처럼 술에 취해 나도 그 주취폭력이라는 무기를 나의 사람들에게 휘두르기 시작했고, 점점 나는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며 미래는 커녕 단 1분 후의 삶도 상상하는게 버거운 사람이 되어버렸다.
누구에게나 죽음이라는 결말이 있는건데 나에게만큼은 '없는 이야기'처럼 술을 계속 마셨고,
부서진 삶을 직접 마주하기엔 너무도 아팠기에 술에 술을 더한 결과, 나는 죽기로 결심한
그 곳에서 바라던 바대로 정말 심장쇼크가 왔고,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며
일명 '급성 알콜 중독'이라 불리우는
알콜이 일으키는 병으로 생사를 오고갔다.
죽기로 결심한 그 날,
나는 너무도 간절히 살고싶어졌다.
단 한번 더 살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내일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처님, 예수님, 알라신(?) 등등
세상의 있는 신, 없는 신께 빌고 또 빌었다.
'살려달라고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