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가 되는 한 걸음
드라마 대행사를 보고 나도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었다. 거기에서 나오는 카피라이터의 모습은 3040 워킹맘의 전형이었으며, 업무를 할 때는 밤을 새워 열정을 불태우는 캐릭터였다. 대행사에 나오는 캐릭터 모두가 워커홀릭이었지만, 카피라이터로 나오는 사람은 특히 더 기억에 남았다. 무엇보다도 하는 일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카피 하나로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생각만 하던 중 나에게도 기회가 왔다.
카피라이팅이라는 수업이 개설된 것이다.
나는 망설임 없이 수강신청을 눌렀다. 수업을 해보고 나도 따라갈 수 있겠다는 자심감도 들었다. 하지만 수업이 진행되면 될수록 넘쳐나는 과제에 힘들었다.
다음은 내가 실제로 제출했던 과제들이다.
교수님께서는 이 카피를 보고 가을과 새내기는 어울리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가을학기 시작이지만 우리나라는 봄학기 시작을 하고 있다고 하셨다. 또한 맵과 나침반이 중복이 되었다고 좋지 못한 이미지사용을 지적했다.
교수님꼐서는 이 카피는 날카로운 카피지만 이미지와 카피가 전혀 상관없는 카피라고 하셨다.
이미지가 다루기 어렵다면 아예 삭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셨다.
이미지 떄문에 카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다. 위의 카피와 아래 카피가 서로 모순된다고도 하셨다.
차라리 위의 카피를 남기고 아래 카피를 지우고 굳이 만수르를 쓸거면 초상권을 위해 만수르가 연상되지만 실제로는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일러스트들을 써보라고 조언하셨다.
재치있는 카피지만 만수르가 나온 카피처럼 과하다고 하셨다.
무덤이미지를 넣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이 카피들을 다시 비슷한 톤앤매너로 일관성 있게 다시 써오라는 과제를 내주셨다. 이렇게 교수님의 꼼꼼한 피드백을 받고 나니 처음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실감이 났다. 잠시 주춤했던 마음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이렇게 하나씩 고쳐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카피를 완성할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다시 펜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