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소한 기록 _ 영화 헤어질 결심
영화 헤어질 결심.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는 영화 초반 남편의 죽음에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탕웨이의 대사로 소개된 부분. 영화줄거리에도 소개되는 '마침내'가 어눌하기도 하지만 뒤에 어떤 의미로 연결될까 꽤 궁금했다. 근데 그냥, 맥거핀.
탕웨이의 우리말이 서툴러 대사에서 감정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고 느꼈지만 그와 반대로 극중에서 그녀가 읊는 짧은 중국어 대사는 영화에서 번역기를 통해 우리말로 전달되기도 전에 벌써 섬세하게 그녀의 감정을 느끼게 했다. 고혹적인 그 목소리는 서툰 우리말까지 용서받기에 충분했다.
어떤 이는 사랑보다 자신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을 더 힘들어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상대를 위해 자신을 바다에 버리기도 한다. 그걸 보여주는 멜로, 헤어질 결심.
그 멜로의 마침표가 정훈희와 송창식의 <안개>여서 더 좋았다. 물론 처음 들었을 땐 정훈희와 김태화 부부의 목소리인줄 알았지만, 엔딩 크레딧의 맨 마지막을 보고서야 송창식인줄 알았다. 그리고... 송창식의 목소리도 세월이 지나니 저렇게 편안해지는구나 생각했다.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났다고 했을 때 내 사랑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격정적 사랑의 끝을 보여주는 영화가 마침내 '안개'로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