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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기 Sep 09. 2024

우리는 참담했던 역사에서 과연 뭘 배웠는가?

최근 펼쳐지는 소모적인 정쟁은 국민들로 하여금 짜증을 넘어 憤怒를 불러일으킨다.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민의를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일꾼들을 선출하건만 선거前에는 유권자들 앞에서 굽실거리며 표를 달라고 외치던 이들이 막상 국회에 입성하면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심하게 말해 국민들을 농락하기 바쁘다. 이들 중 일부는 개인적인 생활비까지 법인카드로 긁으면서 국민들의 血稅로 채워진 곳간을 비워 무상분배하자는 주장을 하며 그 돈이 마치 자기 돈인양 생색을 낸다. 자기돈도 아닌 나라의 돈을 국민들에게 나눠주면서 마치 대단한 일을 하는 듯 큰소리를 치는 건 한마디로 무책임한 행동이다. 국민의 血稅로 모아진 돈을 푸는 건 곧장 다음 세대의 짐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현재 정치권에는 '내로남불'이 적절한 자기 합리화 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국가의 이익보다 '당리당략'에 다들 목숨을 건다. 한때 상대편에 대해 '적폐청산'이란 말을 하더니 똑같은 상황에서 자신들을 향한 공격에는 '정치보복'이라고 한다. 만일 이런 분열을 틈타 적이 쳐들어오기라도 하면 국내의 정치인들은 과연 어떻게 나올까? 아마도 야당은 정부여당을 향해 국방비를 그렇게 쓰고도 왜 전쟁을 막지 못했는지 추궁하기 바쁠 것이고 정부여당은 야당에게 왜 퍼주기만 하며 적군의 편만 들었느냐고 또 고성을 지르며 싸울지 모른다. 큰소리로 싸우는 건 정치인들의 몸에  생존전략일지 모르지만 그 피해는 모두 국민의 몫이다. 그러다가 나라가 적의 손에 넘어간다면 일부 정치인들은 나라를 팔아먹는 일에 나설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극단적인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구한말 대한제국의 옷을 현재 대한민국에 입힌다면 그리 되지 말란 법도 없다.


구한말과 지금을 비교해 또 한 가지 일치하는 건 충신은 없고 간신배들만 득실거린다는 사실이다. 자기 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도 직언을 하며 이를 바로잡기보다는 당대표란 이에게 아부하기 바쁘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공천을 받기 위해서인데 결국 자기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런 식으로 가다 보면 일시적으로는 자신에게 유리할지 모르지만 결국 당이란 배가 침몰하고 자신도 물귀신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과거 비참했던 역사에서 이미 이러한 사실을 경험한 바 있다. 역사적 교훈의 핵심은 결국 大義를 저버리고 자신의 이익만 챙길 경우 公滅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대한민국을 탄생시킨 건 무책임하고 평상시 큰소리나 치다 나라가 어려워지면 발뺌이나 하는 정치인이 아니고 지긋지긋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소처럼 일해 온 국민들의 피땀어린 노력이다. 임진왜란 때 일본이 조선을 쳐들어오려 만반의 태세를 갖출 때 일본을 다녀온 대신이란 자가 일본이 침략하지 않을 것이라고 왕에게 고한다. 그 이유는 반대당에서 일본이 침략할 것 같다고 고했기 때문이다. 전쟁이 나면 백성들이 어찌 될지는 안중에도 없고 당리당략만 내세우다 보니 막상 전쟁이 시작되자 얼마 후 한양이 위태로워졌다. 그런 근시안적인 태도는 결국 자기 당까지 파멸로 이끌건만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했을까?


게다가 군주란 자도 안이하게 대처하다 생명이 위협을 받자 야반도주하고 국경까지 넘으려고 했으니 조선은 한일합방되기 이미 삼백 년 전 일본의 속국이 될 자격을 갖추었음에 틀림없다. 그러한 상황에서 나라를 구한 건 관군도 아닌 일반 백성들이었다. 이순신을 비롯한 몇몇 명장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풍전등화와도 같은 나라를 구했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공을 세운 이가 전쟁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였다. 그는 전쟁 도중 사망했고 이로 인해 임진왜란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당시 우리를 삼키려는 왜적들의 침략 의도를 사전에 간파하고 대비했더라면 어땠을까? 설령 그랬다고 해도 승리는 장담을 하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수가 많고 훈련된 병력에다 조총이란 무서운 살상무기까지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러한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분열되어 서로 소모적인 경쟁이나 일삼던 모습이 현재도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건 아닐까? 역사에서 과연 뭘 배웠단 말인가? 자기밖에 모르는 이들 가운데에는 수능의 국사과목은 만점을 받더라도 역사의 교훈에 대한 실천의지는 낙제점인 이들도 많을 것 같다. 이러한 표리부동한 이들이라면 현재 '내로남불'과 '당리당략'의 선두주자가 될 타고난 자질을 가졌는지 모른다. 그러한 얄퍅한 두뇌보다 우직하고 뜨거운 가슴으로 진정 조국의 운명을 고민하는 이들이 국회에 많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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