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용기 제가 삽시다. 제발.
나는 겁이 엄청 많다.
남들을 쉽게 믿지도 않고, 방어적인 자세가 잘 때 빼고는 항상 있는 셈이다.
근데 여기서 이질감이 드는 것은 나 스스로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와서 남들이 항상 묻는다.
"거기 가면 가장 힘든 게 뭐야?"
학교 생활도 친구들도 다 너무 재밌고 즐거워서 나는 딱히 힘들지 않았다.
근데 계속 이런 질문들을 받으니깐 '유학까지 갔는데, 힘든 게 없는 건 제대로 안 한 거 아냐?'라는 생각을 할 까봐 어느 순간부터 말을 안 하게 됐다.
그리고 질문에 대답도 못 하게 되자 내가 나한테 엄청 짜증 났다.
그래서 어느 날, 자기 전에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내가 힘든 게 있었었나?', '뭐가 제일 힘들었지?'
그러다 번뜩하고 가장 힘들었던 일이 떠올랐다.
1학년 때, 수업 성적이 나쁘지 않은 나에게 이메일이 왔다. 그것은 성적이 어느 정도 넘은 학생들에게 보내는 장학금 관련 그룹에 참여하라는 내용이었다.
굉장히 좋은 내용이고, 그동안 내가 한 노력들이 헛 되지 않았구나라고 생각이 들어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성적은 정말 기본적인 것들이었고, 참여하기 위해서 많은 조건들이 있었다.
그 조건을 하나하나 읽어보는데 어느 순간 겁이 나기 시작했다.
'하나라도 잘 못 보면 안 돼.'
'똑바로 다시 읽어.'
'분명히 나는 뭔가를 놓쳐서 읽고 있을 거야'.
이런 생각으로 조건 항목만 7~8번은 봤다.
이 기억으로 하나둘씩 기억나기 시작했다.
나는 미국에서 어떠한 일도 스스로 시작하거나 참여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시작하고 참여하기 위해서는 전부 영어로 된 조건 항목을 완벽히 읽어내야 했고, 이해해야 했다.
나는 그걸 할 용기가 없었다.
그 이유는 고작 스스로를 믿지 못해서 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것 때문에 나는 좋은 그룹 제안조차 참여하지 못하게 됐고, 하고 싶은 동아리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이런 것들이 나도 모르게 나를 옥매이고 성장하지 못하게 한다.
굉장히 답답한 사고이고, 멍청한 행동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어느 순간 깨우치고, 나를 집어삼키는 것을 안 순간 되게 비참해졌다.
그렇지만 나는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큰 용기와 자신감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연도 안에는 이겨내자라는 나의 포부를 이곳에 적어 꼭 이뤄지게 할 것이다.
당신들한테는 큰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