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한걸음 더

생일은 어쩌면

by 김먼지


서른아홉

남편의 생일을 온전히 같이 보내면서 든 생각.


우리는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가고있다.

드라마 도깨비나 마이데몬,영화 신과 함께 같은 걸 보고나면,
멜로장르든 휴머니즘을 다 넘어가서
[죽음]에 대한 인간의 사후세계나 권선징악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다채롭게 시각화한 장면들을 많이 보게 된다.

덕구의 죽음을 겪으면서, 나와 남편은 죽음이 조금은 두렵지 않아졌다.
"우리 둘 중 한 사람이 남은 한 사람 곁을 떠나게 되면,
그걸로 너무 슬퍼하지 말고. 덕구를 조금 더 빨리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면 어때.?"
남편의 다정한 말에
마음이 일어나는 걸 느꼈다.

그리고
2박3일간 이어진 남편의 39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시간들을 통해
죽음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걸 축하하는 우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삶이 유한한 것이고
우리 중 그 어느 누구도 예외없이
모두 죽는다는 것.

그리고 24시간의 시간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

두 가지가 인간으로서 어쩌면 태어나면서 받고 누리는
가장 큰 선물

상이자 벌인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보낸 24시간의 n겁에 대한
값을 치르는 것은
죽은 다음일 것이다.

어쩌면
얼마나 착하게 살았는지를 보는 게 아니라
얼마나 편안하게 죽음에 이르렀는지를 보는 게
그 어딘가에 존재하는 신의 목적이라면.

각기 저마다 다른 서사를 끝내고 어딘가 모인다면

조금 더 후회없이 보냈던 이야기들을
후한 값에 사주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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