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화려한 야경과 지상 최대 워터쇼... 홍콩&마카오
말레이시아의 숨은 보석 쁘렌띠안을 떠나 쿠알라룸푸르로 돌아왔다. 쿠알라룸푸르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여행의 콘셉트는 '휴식'과 '관광'. 쁘렌띠안에서 휴식을 취했으니 홍콩-마카오에서는 관광을 즐길 차례다.
약 4시간의 비행 끝에 홍콩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짐을 찾은 다음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호텔에 짐을 맡긴 뒤 우리가 향한 곳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홍콩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다.
홍콩의 번화가인 센트럴과 고층지대 주거지역인 미드레벨을 잇는 이 에스컬레이터는 세계에서 가장 긴 옥외 에스컬레이터로 1993년 개통됐다. 영화 '중경삼림' '다크나이트' 등의 배경이 되면서 홍콩의 명물이 됐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다양한 고층빌딩과 좁은 골목 등 홍콩 특유의 도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볼거리, 먹거리는 물론 중간중간 내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스폿도 많다.
800미터에 달하는 에스컬레이터를 끝까지 탄 아내와 나는 거기서 빅토리아피크로 가기 위한 피크트램 정류장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피크트램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약 30분 정도를 걸었던 것 같았는데 주변의 건물과 경치를 감상하면서 걸으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렇게 도착한 피크트램 정류장. 예약을 하지 않아 꽤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을 했지만 너무 감사하게도 대기줄이 그리 길지 않았다.
이제 빅토리아피크 정상에 오를 시간. 45도 급경사로 유명한 피크트램을 타고 올라가는데 홍콩의 아름다운 야경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피크트램 오른쪽에 자리를 잡으면 올라가는 내내 홍콩의 시티뷰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정상에서는 여기저기서 좋은 자리를 잡아 사진을 찍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아내와 나는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아름다운 홍콩의 야경을 여유를 갖고 즐기기로 했다. 빅토리아피크에는 피크타워가 있는데 세계적 스타와 유명 인사들의 모습을 본떠 만든 밀랍인형 전시관인 '마담투소 홍콩'이 볼만했다.
천천히 홍콩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시간. 홍콩의 스카이라인과 빅토리아 하버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왔다. '괜히 100만 불짜리 야경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너무나도 화려한 홍콩의 야경에 입이 다물 어지 않았다.
홍콩의 가장 높은 곳에서 충분히 야경을 즐긴 다음 밤 8시에 열리는 레이저쇼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기 위해 침사추이로 넘어가는 스타페리를 탈 수 있는 선착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아뿔싸! 시간계산을 잘못하는 바람에 페리에서 레이저쇼를 봐야만 했다.
침사추이 '스타의 거리(Avenue of Stars)'가 레이저쇼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명당이라고 했는데... 너무나 아쉬웠지만 페리에서 바라보는 레이저쇼도 나쁘지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홍콩-마카오 첫 일정이 마무리됐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홍콩에서 마카오로 이동하는 날이다. 지금은 강주아오 대교를 통해 차를 타고 홍콩에서 마카오로 갈 수 있지만 이때만 해도 페리를 이용해서 마카오로 들어가야 했다.
드디어 마카오가 보인다. 마카오에서 우리 부부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 마카오 전체를 돌아보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고, 우리가 선택한 것은 '하우스 오브 댄싱워터'. 그리고 남은 시간을 이용해 마카오 각 호텔에서 열리는 쇼들을 관람하기로 했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이때 당시 세계 최대의 워터쇼로 알려져 있었다. 거대한 원형극장에서 펼쳐지는 이 공연은 화려한 무대연출과 수십 미터 높이에서 물속으로 뛰어내리는 다이빙 묘기, 배우들의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소문이 자자했다.
이 공연은 '한 신비로운 왕국을 찾아온 이방인이 공주와 사랑에 빠지고, 이어 위기에 빠진 공주를 구출하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단순한 줄거리이지만 세계 최대의 워터쇼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공연의 스케일이 압도적이다.
공연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배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무대 기술, 압도적인 에너지가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대단하다' '엄청나다'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앞자리를 예매했더니 공연 중간중간 배우들의 살아있는 표정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의 생동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공연 시작 전 자리에 앉았을 때 비옷을 주길래 이게 뭔 소용이 있나 했는데, 공연 중 물이 많이 튀었기 때문에 아주 유용하게 잘 써먹었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공연의 감동을 뒤로하고 아내와 나는 마카오 개별 호텔에서 진행되는 무료쇼를 보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약 5분 동안 환상적인 조명과 함께 거대한 다이아몬드가 오르내리는 갤럭시 호텔의 '다이아몬드쇼' 윈호텔에서는 '분수쇼'와 함께 거대한 용이 불을 뿜는 '드래건쇼'도 관람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실내 쇼핑몰이 인상적인 베네시안 호텔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마카오를 다 알기엔 24시간은 너무도 부족했다. 다음번에 다시 찾아올 것을 다짐하면서 마카오 여행을 마무리했다.
마카오를 끝으로 말레이시아 쁘렌띠안-홍콩-마카오로 이어진 여행이 끝이 났다.
쫑무다리의 콧바람 일기 다음 여행지는 필리핀 보라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