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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룰루 랄라 Dec 05. 2022

[책 리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이 책은 요즘 나가고 있는 독서회 작가 선생님이 추천해준 책이다. 온라인 서점 알** 알림 설정을 해둔 덕에 신간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오래전 알**에서 온 알림을 보고 읽고 싶다는 생각만 했던 책을 작가님이 추천해주시니 읽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책 제목과 표지만으로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 일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 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읽다가 책을 자꾸 손에서 놓고 다른 일을 하곤 했었다. 문해력이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자책했다. 전문적인 용어 및 긴 영어 이름에, 읽은 문장을 다시 읽곤 했다. 서론 부분이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내용이었지만 문해력이 짧은 나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다. 서론 부분을 무사히 지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중반부터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반전은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원동력이자 작가의 묘책인 거 같다.


 줄거리 

과학자 아버지 아래에서 자란 우울증이 있는 주인공은 아버지와 닮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과학자(엄밀히 말하면, 분류학자)를 동경하며, 그와 관련된 서적 및 발자취를 찾아간다. 매사 열정적인 그로부터 헝클어진 자신의 삶지속해야 하는 이유를 찾고 싶어 했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과학자는 세계를 탐험하며 2500여 종의 물고기에게 이름을 만들어 주었다. 스탠퍼드 대학의 학장이자 저명한 과학자인 그는 인생의 쓴맛에도 굴하지 않고, 더욱더 큰 도약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낸다. 그의 열정의 근원은 무엇이며, 그가 힘듦에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유에 대해 집착하게 된다. 또한, 그 해답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살아온 삶에서 찾으려 한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낙천성의 방패를 지닌 인물이었다. 일단 일어난 불운에 대해서는 절대 마음을 졸이지 않았다. 그가 수십 년 동안 모았던 표본들이 1906년 4월 18일 지진으로 박살 나 버린다. 그러나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채집하고 이름을 만들어준 물고기들이 아무 이름도 없이 바닥에 나뒹구는 상황 속에서도 열정적으로 몇몇 물고기 표본을 원 상태로 돌려놓는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를 향한 주인공의 존경심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져만 간다. 배울 점이 많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가 스탠퍼드 학장에서 해고될 위기에 처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 상황에서 그를 해고시키려고 했던 제인이 여행 중 독극물 중독으로 사망하게 된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이를 과식 및 과로로 인한 자연사라는 성명서를 낸다. 여기서 의문을 품은 주인공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이중성을 발견하게 되고, 제인 죽음의 진실을 파 헤지며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밝은 면이 아닌 어두운 면에 점점 근접하게 된다. 그가 평생 해온 물고기 분류학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 

-  P.118  무언가에 대한 믿음, 말과 행동을 초월하는 실체들이 존재하는 믿음을 갖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  P.133  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의지다. 

-  P.141  어쩌면 진화가 우리에게 준 가장 위대한 선물은 "우리는 실제보다 더 큰 힘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을 품을 수 있는 능력인지도 모른다. 

-  P.201  자기 자신과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이 너무나 강한 나머지, 이성도 무시하고 도덕도 무시하고, 자기 방식이 지닌 오류를 직시하라고 호소하는 수천 명의 아우성도 무시해버린 남자 


작가는 결국 불완전한 주인공이 완벽한 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쫓으며 마주하게 되는 열정의 다른 이름인 이기주의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은 결코 인간이 분류할 수 없음을, 인간이 이름을 갖게 해 주었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존재한 것임을 말하고 있다. 


자연 속 혼돈을 질서로 편입시킨 것이 아니라, 이미 그들은 그들만의 질서 속에 있었다. 그들이 혼돈이라는 생각은 인간의 이기적인 착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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