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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인가.

by 룰루 랄라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번잡한 일들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빠 집에 오면 그저 유*브나 네플*스만 봤다. 그날도 어김없이 TV 를 보다 습관적으로 릴*를 보기 위해 핸드폰을 열였다. 그때 핸드폰에 한동안 보지 못했던 알림이 떴다. b 이게 뭐였지? 오랜만에 보는 알림이었다. 아! 브런치! 그래 나도 브런치 작가였지. 삼수 끝에 브런치 작가됐을 때 등단 작가라도 된 듯 어깨에 힘이 들어갔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책리뷰나 에세이를 남기며, 내 글을 읽는 이들이 쉼을 얻어 가기를 기대했었고, 브런치 작가로 내 글이 책으로도 출판 될 수 있다는 행복한 착각에 빠졌었다.그 기대감으로도 하루 하루가 충만했다. 그래 그때는 브런치가 내 삶의 낙이었다. 오랜만에 본 브런치 알림은 다름 아닌 내가 1년 전에 쓴 [책리뷰]의 조회수가 1,000회를 돌파했다는 내용이었다. 보잘 것 없는 내 글을 1,000명이나 읽어 줬다니! 1년 전 내가 책을 읽고 쓴 글이 1년 후 다른 공간에 있는 누군가가 읽는다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책을 읽고 글로 남기지 않았다면 바람처럼 흩어져 버렸을 생각들을 브런치에 남겼고, 그때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브런치에 글을 남기며 설레었던 감정들이 결코 헛된 것만은 아니었다. 1년 전 작가라는 꿈에 빠져있던 내가 쓴 글을 커피 향을 맡듯 음미하며 읽어 보았다. 화려한 글 솜씨는 아니지만, 진솔하고 담담한 글이었고, 그래서 읽는 이에게 공감 되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글을 쓰지 않았던 걸까? 생계를 위한 감정 노동이 나를 집어 삼켰다. 1년 전 글을 쓰며 행복해했던 그때의 나는 지금 여기 없다. 조회수 1,000회 돌파 알림 이후 다시 브런치 앱을 드나들며 다른 이의 글도 읽고, 알림도 열심히 들여다봤다. 브런치 10주년 기념으로 아직 이루지 못한 브런치 작가의 꿈 이벤트를 알게 되었고, 하던 사업이 부도 나도 십전팔기 재기하는 사람의 마음으로 이벤트에 도전해 본다. 브런치를 통해 1년 전 나를 다시 불러 오기 위한 주문을 걸어본다. 누군가에게 쉼을 주고 싶다는 그 마음을 브런치에 담에 발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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