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서 버린 마음

나를 버린건 상대방이 아닌 나였을까?

by 야채

사랑이라는 건

내 마음을 전부 보여주는 게 최선이라고 믿었다.

내 껍질을 벗겨, 전부를 드러내고

최선을 다할수록

나는 그냥 알맹이만 남아

쉽게 상처받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깨끗한 알맹이를 내밀면

소중하게 다뤄줄 거라 믿었는데,

돌아오는 건 흠집뿐이었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억울하고, 서러웠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상대는 내 마음을 달라고 한 적이 없다.

나는 그냥

‘나 대신 이 마음을 잘 다뤄줘’ 하고

그에게 맡겨버린 거였다.

내가 나를 어떻게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르니까—

누군가 대신 내 마음을 돌봐주길 바랐던 걸까.

“내가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서 너 마음 돌볼게.

그러니까 내 마음도, 다치지 않게 잘 부탁해.”

하지만,

나도 그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내 마음이 다칠까 봐 조심하느라

결국,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제는 안다.

내 마음은,

내가 가장 잘 들어줄 수 있는 것이라는 걸.

그리고

내가 스스로 돌봐야 하는 존재라는 것도.

조금만 상처가 나도 터지고,

방치되면 쉽게 무르는 마음이니까—

그 마음을 가장 먼저

내가 소중히 다뤄줘야 한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