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엄마의 모습을 한 나를 볼 때면
흠칫 놀라곤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찌개를 끓이고 있을 때,
싫은 사람에게 대놓고 티는 못 내지만
독설이 은근히 섞여 있는 농담,
부드럽다가도 까칠해지고,
야무지게 알뜰살뜰 살지만 소녀 같은 취향,
걱정도 많고 정도 많다.
학교 다닐 때 엄마는 꼭 중간고사가 끝난 뒤에야
“중간고사 볼 때쯤 안 되었니?”
묻곤 했는데,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불만은 없지만,
이제는 깨닫는다.
엄마가 가르쳐준 건 수학 문제가 아니라
삶을 버티는 법,
상처받아도 다시 일어서는 법,
사랑하며 살아가는 법이었다는 걸.
그 힘과 흔적이 내 안에도 남아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해 주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