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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파파 Mar 14. 2022

회사는 누가 이끄는가? (1)

80/20 법칙

80/20 법칙이란 19세기 이탈리아의 파레토라는 학자가 주창한 사회 법칙으로 "20% 구성원이 전체 업무의 80%를 수행한다"는 의미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런 의미로 보면 세상살이는 별로 공정하지 않은 것 같다.


직장에서도 이 법칙이 존재한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사실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자신은 상위 20% 안에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어 보자면 20% 안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대부분의 구성원은 고과나 능력면에서 하위 80%에 포함되어 있다.


그럼 왜, 기업은 그것을 알고도 20%에 모든 것을 집중하지 않고, 모든 구성원들에게 Self motivation, 또는 Team work을 강조하면서 기업의 성과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것일까?     


그건 간단하다. 누군가가 하위 80%를 지적하기 시작하면, 조직 자체가 와해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분명 20%, 그리고 그 20% 안에서도 더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는 20%에게 더 큰 성과를 요구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와 연봉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아주 직설적으로 ‘1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라고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또한 삼성은 ‘1등’, ‘최우수’, ‘초고속’, ‘세계 최초’라는 용어를 아주 신성시할 정도로 좋아한다. 삼성의 기업 이미지 광고에서도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1등을 추구하는 모습은 어느 누구보다도 지독하다.


과거 삼성의 모 사장님은 강연장에서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설날과 추석 이틀만 빼고 모두 출근한 얘기를 하면서 열정을 강조하였던 적이 있었다. 삼성에서 25년간 일한 어떤 부장님은 휴일 없이 일하는 조직문화가 과거 당연한 삼성의 문화로 인식하고 있었다.     


물론 그런 선배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국내 최고 기업만들어 온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       


사원들은 성공한 선배들을 바라보고, 회사 사내 방송과 언론에 나오는 초고속 승진으로 임원이 된 분들의 에피소드와 프로필을 보면서 나도 임원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꾸게 된다. 하지만, 냉정하게 다시 파레토의 법칙으로 돌아가 보자. 대다수의 직원들은 상위 20%를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직원들이 훨씬 많고, 실제 고과 제도 자체가  상위고과자는 부서원 중에서 25~30% 수준의 사람까지만 받다. 인사가 적체되면 될 수록 상위고과의 비율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반면에 평소에 평균 이하의 고과를 받은 사람이 갑자기 상위고과를 받는 것은 참 어렵다. 객관적이던 주관적던간에 상위고과는 최고의 성과를 올린 사람이 우선, 승진에 가까운 사람 우선, 그리고.. 아주 일부지만 상사와의 좋은 관계십을 유지한 사람 우선 순으로 정해지고 나면, 보통의 직원들은 그저 그자리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일부 상위고과자들은 소위 특진 대상 풀(Pool)에 합류되어 회사 측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케이스도 다. 빠르면 40대 초반 임원이 될 수 있으니 그 어찌 영광스럽지 않으랴.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힘들게 임원이 되는 그 순간부터 매년 계약을 해야 하는 인생을 살게 되면서, 올라오는 후배 임원 대상자들과의 경쟁을 또 하게 된다. 


새로운 80/20 법칙에 갇혀버리게 되니, 직장인은 이래저래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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