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하이킥(제12편)

38. 채찍 : 당근~41. 거침없이 하이킥의 뿌리 + 에필로그

by 햇살가득


제12편


38. 채찍 : 당근


며칠 후 막내는 굳은 결심을 밝혔다. 다시 네 번째 시험에 도전하겠다고.


그날 아빠의 측은한 뒷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척 아팠어요. 다시 재도전해야겠다, 반드시 꿈을 이루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포기란 없습니다. 포기는 배추 포기만 있습니다!


에궁??? 뭐라 꼬? 엄마의 그 단호한 채찍은 먹히지 않았구나! 결국 막내의 마음을 움직인 건, 조용히 고개를 떨군 아빠의 슬픈 뒷모습, 당근이었구나!



39. 맵고 짜고 시고 달고 : 인고의 시간


막내는 전반부 십칠 개월 동안은 집 동네 정보도서관에서 쉬엄쉬엄 공부했다. 카톡도 게임도 다 즐겼다. 그러니 정신 집중이 안 될 수밖에. 두 번 연이어 실패! 막내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엄마인 내 입장에서는 가슴속에서 열불이 났다. '이렇게 하다가 또 떨어지면 어쩌나...' 하지만 그 불안을 내색할 수 없었다.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잔소리를 하고 싶었지만, 아이의 앞에서는 늘 고요해야 했다. 한두 번 잔소리로 그쳐야 했다. 잘못되면 용수철처럼 반작용이 클 테니까.


그러나, 후반부 이십오 개월 동안은 태도가 달랐다. 두 평 고시텔과 학교 도서관만을 오갔다.


네 번째 마지막 재도전. 막내는 이번엔 스스로에게 변명의 여지를 주지 않기로 했다. 잠자는 시간조차 아껴, 하루의 대부분을 시험공부에 쏟아부었다.


게임도 카톡도 다 끊었다. 기회 있을 때마다 모의시험을 여러 번 치르며 오답 노트를 꼼꼼하게 작성했다. 그런 책과 노트는 몇십 권이 되었다.


작성만 한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안 보고 전부 하나하나 설명하며 복습했다. 미친 듯이 지독하게 공부했다.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면접 대비도 철저히 했다.



40. 수화기 너머 작은 목소리


막내는 자기 자신과의 투지를 불사르며 도서관에서 홀로 외롭게 공부한 끝에, 마침내 2018년 2월 초, 만 스물세 살 나이에,


“합격하셨습니다! 입학 등록은 내일부터 사흘입니다.”라는 약학대학 입학처 담당자의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한 문장, ‘합격하셨습니다’— 그 순간, 세상이 멈춘 듯했다. 화룡점정(畵龍點睛)!


남편과 나, 그리고 둘째 아들은 서로 어깨를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며 펑펑 울었다.



41. 거침없이 하이킥의 뿌리


그날 이후 막내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약학의 길에 들어선 후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현장에서 페이(Pay) 약사로 일하며, 틈틈이 해외 축구 관람을 즐기고 약사회 봉사활동에도 참여한다. 전문인의 길 위에서도 삶의 활기를 잃지 않았다.


유튜브 생방송, 콘텐츠 제작, 신문 인터뷰, TV 출연, 진로 강의까지 — 활동의 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기 관리는 철저하다. 닭 가슴살이 입에 물릴 만도 한데, 다이어트를 위해 닭 가슴살 식단을 지속하고 마라톤도 꾸준히 병행한다.


내진하던 베테랑 산부인과 의사조차 그날 출산 조짐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십팔 일이나 빨리, 하마터면 길에서 낳을뻔했지!


응급실 도착 후 35분 만에 기적처럼 세상에 나온 둘째 아들은 이제 구독자 32,300여 명의 마음을 움직이는 약사 유튜버가 되어 자신의 길을 ‘거침없이 하이킥’ 하고 있다.


✔ 거침없이 하이킥 하는 둘째 아들의 원동력은?


엄마, ‘쌕쌕이’ 운전자로 둘째를 임신하고도 수많은 S자 곡선 도로를 거침없이 내달렸던 ‘태교(胎敎)’의 그 에너지는 지금도 그의 피 속에서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 에필로그




이 글을 다 쓰고 나니, 나도 모르게 오래된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 사실은 부모도 함께 자라고 있었다는 걸 새삼 느꼈다. 도전의 끝은 언제나 또 다른 시작이었다.


오늘의 이야기를 여기에서 잠시 내려놓지만, 우리 삶은 여전히 '거침없이' 흘러간다.





*이 에세이는 총 12편(1번~41번)으로 서로 독립된 내용이 아니라 각 편 내용은 서로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2025년 12월 중순부터 2026년 1월 22일 오늘까지 각 편마다, 매주 월요일, 목요일 연재하였습니다.

다음 편은 무슨 내용일까 기대하면서 재미있게 술술 읽히셨나요?

제1편(1번~4번) 글이 마지막 제12편(38번~41번)까지, 계속해서 주제를 이끌고 가는 구조입니다. 각 편 순서대로 읽으셔야 내용 연결이 잘 되고 흥미진진합니다.

많은 관심과 지지와 응원을 해 주신 수많은 독자님들이 계셔서 연재하는 기간 동안 무척 행복했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네이버블로그에서 필명 '햇살 든 베란다'로 같은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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