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성지순례

by 영 Young

집 떠나면 고생이라 했다.

부처님 성지 여행은 척박한 환경과 낯선 생활을 마주하는 힘든 순례길이었다. 그러나 그 길 위에서 살아 숨 쉬는 부처님의 숨결을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번 여행은 나를 한층 성숙하고 단단하게 만들었고, 특히 ‘내려놓음’이라는 값진 보물을 이해하게 해 주었다. 내 삶도 누군가에게 작은 따뜻함이 되기를 소망하게 되었다.


이번 여행이 “인생은 무엇인가”라는 거창한 질문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얻었다. 결국 삶은 먹고, 자고, 걷고, 일하는 단순한 일상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매 순간 나의 삶을 돌아보고, 남을 이롭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얻었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음을 맞는다. 그렇기에 미워하지 말고, 분노하지 말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다짐을 가슴 깊이 새겼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대, 스스로를 등불로 삼으라.”

“모든 진리와 깨달음은 나 자신이 만든다.”

깨달음의 중심은 바로 나였다. 나의 한 걸음, 한 걸음 속에서 모든 것이 태어난다.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 존자는 모든 생명이 결국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깊은 가르침을 주었다.


인도는 그 자체가 거대한 수행처였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명상과 요가의 본고장이었다. 많은 인도 남성들은 은퇴 나이가 되면 일을 내려놓고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준다. 그리고 나를 찾고 다음 생을 준비하는 수행길에 오른다. 종교적 영향도 있지만, 그들에게 삶과 죽음은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도 사람들은 절대 바쁘지 않다. 서두르지도 않는다. 그들이 즐겨 쓰는 말은 “No problem”이다. 돈이 있거나 없거나, 집이 있거나 없거나, 빵이 있거나 없거나, 이 모두가 “No problem”이다. 그들은 태어날 때 이미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믿는다. 현재의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공덕을 쌓으면 다음 생에는 좋은 팔자로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힘든 현실을 원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14억 인도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성지들은 불교와도 뿌리를 함께하는 면이 있었다. 나는 힌두교의 최대 성지인 바르나시, 리쉬끼쉬, 강고 뜨리, 하리드와르를 직접 걸으며 그들의 문화를 몸으로 체험했다. 그곳에서 조용하고 묵직한 생각과 깊은 영감을 얻었다.

결국 성지순례는 미지의 세계에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그것은 나를 내려놓고 나를 느끼는 시간이었으며, 나와 가족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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