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무

아름다운 약속 이야기 Poetry Sapiens <32>

by 서정



겨울 나무


빈산

겨울나무 벗은 가지마다 찬바람 스쳐와

떨며 아파하는데


푸르른 계절 냉정히 떠나가면서

짙은 갈색 고독의 껍질

너의 온 몸에다 칭칭 동여매어 놓고

어쩌란 말인가


저 아래 떠어져 누운 낙엽도

너를 둘러 애무하던 초록빛 그날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바스락바스락 애원하는 그 소리 의롭구나


그때 너를 사랑하던 죽은 시인은

오늘 바람부는 비탈에 서서

붉은 태양을 향해

너의 구원을 청하며 기도하고 있을까


나목이여

겨울 나무여

지선


<西汀>

스산해진 마음을 어찌 그리 후벼파시나요?

'그때 너를 사랑하던 죽은 시인은~'

죽은 시인이 마음에 걸려요.

'사랑하고 떠난 시인'이 어떨지~


<芝仙>

죽은 시인은 다른 사람 아니고 또 다른 나입니다.

이해 안 되시겠지만 그렇게 또 다른 나의 존재 하나 있음을~~


<西汀>

아, 자화상~ 맞아요.


<芝仙>

지난 밤 잘 주무셨나요? 약은 드시고?

도와드릴 방법이 없어 맘이 불안해요. 기도 할게요.


<西汀>

걱정 끼쳐드려 죄송~

밤중에 친구 월산이 약 지어와서 먹고 오한과 쑤시는 것 좋아졌어요.


<芝仙>

힘 내세요. 좀 있다 미숙한 시 한 줄 보내면

잠간 아픈 신경 돌릴 수 있을까 생각 중이에요.


<西汀>

예~.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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