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된장
친구야. 봄에 아욱을 몇 고랑 심었어, 그런데 식구라고는 달랑 나 혼자 뿐이니 먹는 속도가 채소 크는 속도를 따를 수 없지. 내 딴엔 열심히 먹었지만 초여름부터 웃자란 줄기마다 끝에 하얀 꽃이 피는 거야.
전에 누가 그랬지, 채소는 꽃 피면 맛이 없다고. 그래도 그 많은 아욱을 버리긴 아깝잖아. 꽃을 다 떼어내자니 너무 많고, 뭐 대략 난감했지. 그래서 꽃 달린 채로 대충 썰어서 된장국을 끓였어.
다시마, 멸치, 고추, 마늘, 파를 넣고 슴슴하게 끓였더니 제법 맛있더라구. 하기야 내 입에 걸려서 맛없는 게 어디 있을까.
나는 먹으면서 잠깐 아내 생각을 했지. 아내가 목련이나 찔레꽃으로 꽃차 만들었던 것처럼 나는 꽃된장 만들었다고 자랑하고 싶었어.
꽃된장, 이름 괜찮지? 맛도 괜찮아. 나 혼자 즐기기는 아쉽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