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어느 라디오 방송에서 들었다. 현역 시인 100명을 대상으로 제일 좋아하는 노랫말을 투표로 뽑았는데, 장원으로 뽑힌 노래가 바로 ‘봄날은 간다’였다고 한다. 나도 노랫말 창작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이 작품을 자주 듣고 읽는다. 이 작품은 결코 화려하거나 과장스럽지 않은 쉬운 글인데도 소재들이 우리 정서에 잘 맞아서 무척 당기는 것이다.
고 백설희 선생이 처음 불렀던 이 노래는 지금까지 여러 가수가 불렀지만, 오늘은 장사익 선생이 부른 노래를 찾았다. 그의 다른 노래도 좋으나 특히 ‘봄날은 간다’는 현무를 추기에 아주 좋다. 오늘도 도솔암 약수터에서 물 받는 동안 그 음악에 맞추어 현무를 추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이렇게 좋은 음악에 맞추어 현무를 추면 내 기분도 깨끗해진다.
좋은 음악은 일상이 피곤한 사람들에게 약수터의 물처럼 고마운 청량감을 느끼게 해 준다. 나도 그런 노랫말을 쓰고 싶은데 재주가 부족해서 삽질만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 봄이 가더라도 내년에 또 봄이 올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