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연 (22) 봄날은 간다

by 구민성

봄날은 간다

좋은 노래는 정신의 약수기 되겠죠













어느 라디오 방송에서 들었다. 현역 시인 100명을 대상으로 제일 좋아하는 노랫말을 투표로 뽑았는데, 장원으로 뽑힌 노래가 바로 ‘봄날은 간다’였다고 한다. 나도 노랫말 창작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이 작품을 자주 듣고 읽는다. 이 작품은 결코 화려하거나 과장스럽지 않은 쉬운 글인데도 소재들이 우리 정서에 잘 맞아서 무척 당기는 것이다.


고 백설희 선생이 처음 불렀던 이 노래는 지금까지 여러 가수가 불렀지만, 오늘은 장사익 선생이 부른 노래를 찾았다. 그의 다른 노래도 좋으나 특히 ‘봄날은 간다’는 현무를 추기에 아주 좋다. 오늘도 도솔암 약수터에서 물 받는 동안 그 음악에 맞추어 현무를 추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이렇게 좋은 음악에 맞추어 현무를 추면 내 기분도 깨끗해진다.

좋은 음악은 일상이 피곤한 사람들에게 약수터의 물처럼 고마운 청량감을 느끼게 해 준다. 나도 그런 노랫말을 쓰고 싶은데 재주가 부족해서 삽질만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 봄이 가더라도 내년에 또 봄이 올 테니까 말이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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