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짜장면을 아내는 늘 반대했었다. 그 이유는 밀가루라서 해롭고 달아서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아내 몰래 꼼치기면을 가끔 먹기는 했었다. 지금은 말릴 사람이 없으니까 좀 자주 먹는다. 하지만 중국집의 짜장면은 너무 지저분하다는 선입견 탓으로 잘 가지 않는다.
그냥 집에서 짜왕이나 짜짜로니를 직접 끓여 먹는다. 그런데 마트에서 사는 짜장면은 어중간하다. 한 봉지로는 약간 모자라고 두 봉지 먹으면 과식이 된다. 그래서 오늘은 가래떡 한 줌을 같이 끓여서 ‘떡짜’를 먹으니 딱 맞았다. 라면 한 봉지에 만두 서너 개 넣은 ‘라만이 최고인데, 지금은 만두가 없다.
걱정하던 혈당 문제는 나름대로 방어책이 있다.
첫째는 지칭개, 고들빼기 등의 쓴 나물을 넣어서 끓인다. 산신령님께 얻어먹는 나물은 대부분 혈당을 잡아준다. 둘째는 근력 운동을 많이 한다. 특히 하체 운동이 아주 좋다. 젓가락 놓자마자 오솔길 산책을 한다. 그 두 가지만 지키면 그런대로 괜찮다.
청도군 동곡에 사찰 짜장면이 유명하다고 해서 지인과 갔었다. 돼지고기를 안 넣어서 그런지 깔끔하고 좋았다. 거기서는 오솔길 대신에 차를 일부러 멀리 주차한다. 먹기 전후에 자동으로 걷기가 되니까. 며칠 후, 언양에서는 돌짜장을 먹었다. 맛은 좋은데 너무 달았고, 또 새우를 넣어서 곤란했다. 나는 새우를 쳐다만 봐도 알레르기 반응이 생긴다. (같은 갑각류라도 대게, 홍게, 킹크랩은 완전 땡큐다!)
그런데 짜장면 중에서도 1967년 겨울에 먹어본 게 가장 맛있었다. 그 당시는 중학교 입시 시험을 보던 시기였다. 시험 마치고 나온 나에게 어머니는 짜장면 곱빼기를 사주셨다. 난생처음으로 짜장면을 먹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우리 옴마 진짜로 훌륭하신 분이다. 이렇게 맛있는 걸 사주시다니.’ 나는 부산상고 앞의 그 중국집 짜장면을 아직도 기억한다. ‘우리 옴마’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