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 3 <포장>
나는 포장에 소질이 지독히도 없다. 아내는 나에게 포장 솜씨가 형편없다는 타박을 종종 했었고, 나는 포장할 일이 생길 때마다 아내에게 미루기 일쑤였다. 그럴 때 내가 자주 했던 말은, ‘포장 잘하는 마누라 있으면 된다.’였다.
하지만 아내가 없는 지금은 내손으로 모두 포장해야 된다. 꽤 오래 용을 쓰지만 내가 하는 포장은 늘 허술하다. 그나마 아내의 지청구를 듣지 않아도 되는 것은 ‘마음 아픈 다행’이다.
어쨌거나 나는 ‘뚝배기보다는 장맛’이라며 내실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아내는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며 응수했었다.
요즘은 과대포장이 사회 문제로 심각하게 떠오르고 있다. 비닐류의 쓰레기가 바다로 몰려서 물고기들이 폐사하고 있다. 바다뿐만 아니라 육지와 하늘에도 심각한 흉터를 남기고 있다. 정부에서는 포장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
다만 솜방망이 대책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기분 나쁜 전망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참나무방망이처럼 강력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제도의 설계가 바뀌면 자연스레 시민도 함께 바뀐다. 음주단속의 효과를 보면 알 수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의식 변화이다. 포장 좀 대충 하고 살면 개인도 편하고 사회도 건강해질 것이다. 껍데기보다는 알맹이의 가치를 더 크게 생각하고 ‘뚝배기보다 장맛’에 한 표를 부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