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연 (23) 애견들의 식습관

by 구민성

애견들의 식습관

옷도 다르고, 먹성도 다르지만, 사랑은 같죠.











여섯 살짜리 백구 진수는 식습관이 아주 깔끔하다.

내가 먹이를 주다가 땅에 좀 흘리면 거의 먹지 않는다.

적어도 신사는 땅의 것을 주워 먹지 않는다는 소신이라도 있는 것 같다.

밥그릇에 있는 먹이만 잘 먹는다.

그것도 시간이 조금 지나서 약간이라도 맛이 변한 것은 외면해 버린다.


반면에 다섯 살짜리 호피 무늬 짜야는 암캐다운 알뜰형이다.

얘는 내가 사료를 바닥에 좀 흘리면 그것부터 먼저 주워 먹는다.

혹시 새끼들이 먹이를 좀 흘려도 그것부터 주워 먹는다.

그러고도 모자라면 제 밥그릇을 찾는다.


뿐만 아니라 별미로 족발뼈라도 주면, 행동이 완전히 다르다.

진수는 조금 붙은 살점을 열심히 갉아먹고는 뼈다귀를 잊어버린다.

근데 짜아는 살점이 조금 붙어있는 뼈다귀를 먹기 전에 먼저 묻어 둔다.

코로 땅을 파서 거기에 묻어 놓고, 다시 코로 흙을 긁어모아 덮는다.

마지막에는 코로 땅을 꼭꼭 눌러 둔다. 정말 기가 막히는 동작이다.

감쪽같이 숨기는 이 습관은 아마 저축이라도 하는 모양이다.

남편 진수는 귀족형 깔끔이, 아내 짜야는 서민형 알뜰이다.

이렇게 식습관이 달라도 나의 관심과 손길을 기다리는 것은 똑같다.

내게는 둘 다 사랑스럽고 귀한 가족이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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