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불쌍한 짜야... 그러나.
<4>
사흘 후에 할배의 친구가 다른 손님을 데리고 왔어요.
손님은 짜야를 사고 싶다고 했고요.
“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강아지를 파세요.”
“아니, 팔지 않아요. 짜야는 내 가족인데 가족을 어떻게 팝니까?”
두 사람이 팔아라 안 판다 서로 고집을 부리는 동안에
짜야는 낮잠을 자고 있었어요.
손님은 결국 돌아갔어요. 하지만 포기한 눈치는 아니었어요.
그날 밤에는 비가 내렸어요. 봄비 치고는 꽤 많이 왔어요.
그런데 그 비를 뚫고 검은 그림자가 농장에 살금살금 들어왔어요.
진수와 짜야가 낯선 방문자에게 짖었지만 할배는 듣지 못했어요.
빗소리가 시끄러워서 텔레비전을 크게 틀었거든요.
이튿날 아침에 할배는 깜짝 놀랐어요.
짜야의 집이 텅 비어있어요.
진수는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져있고요.
진수 옆에는 통닭 부스러기가 있었어요.
“아니, 이거 뭐야? 진수는 잠에 빠져있고…… 짜야는 어디 갔지?”
불안해진 할배는 진수를 흔들었어요.
하지만 진수는 일어나지 못해요.
할배는 아침 식사도 하지 않고 온 산을 뒤졌지만 짜야를 찾을 수 없었어요.
짜야를 훔쳐간 도둑은 그 시각에 낑낑대고 있었어요.
짜야를 줄에 묶어서 산으로 가려고 했지만 뜻대로 안 되어요.
아무리 밀고 당겨도 짜야가 움직이지를 않아요.
“아니, 이 놈이 왜 고집부려? 어서 산에 가야 산삼을 찾을 텐데.”
짜야는 맛있는 과자도 안 먹고 밥그릇과 물그릇도 엎어버렸어요.
도둑은 짜야가 줄에 묶인 걸 싫어하는가 싶어서 풀려고 했어요.
그러다가 그는 손길을 멈추었어요.
“안 돼. 이 녀석을 풀어주면 도망가고 말 거야. 개는 믿을 수가 없어.”
도둑은 짜야를 풀지 않고 중얼거렸어요.
"며칠 있으면 말을 듣겠지. 배고프면 먹이도 먹을 거야.”
하지만 짜야는 3일 동안이나 아무것도 안 먹었어요.
오히려 도둑을 노려보면서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렸어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요.
이빨로 줄을 끊으려고 애를 썼지만 쇠줄이 끊어질 리가 없지요.
이제 도둑은 짜야를 때리기도 했어요.
“깨갱깨갱! 끄응 끙.”
짜야는 할배와 진수가 보고 싶었어요.
목을 쭉 빼고 큰 소리로 울었어요.
배가 고팠지만 물도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버텼어요.
4일 동안 굶은 짜야는 이제 어지럽고 걷기도 어려워요.
도둑은 생각을 바꿨어요.
“안 되겠어. 이러다가 녀석이 죽으면 골치 아파. 포기하고 어디 갖다 버리자.”
도둑은 짜야를 처음의 산 근처에 갖다 버렸어요.
짜야는 풀려났지만 걸을 수가 없었어요.
그동안 굶기도 했고 매를 많이 맞아서 기운이 다 빠졌습니다.
할배도 제대로 못 먹고 잠까지 설쳐서 무척 힘들어요.
하지만 마음을 굳게 먹었어요.
“이대로 있으면 안 돼. 진수 데리고 산을 더 뒤져보자.”
할배는 진수와 함께 다시 산으로 갔어요. 한참 다니던 중에 진수가 크게 짖었어요.
“컹컹! 컹컹!”
진수의 목소리는 산을 찌렁찌렁 울렸어요.
할배도 짜야를 크게 불렀어요.
아, 그런데 짜야는 진수와 할배의 소리를 들었지만 움직일 수가 없어요.
진수는 바람결에 묻어오는 짜야의 냄새를 맡고 번개처럼 뛰었어요.
짜야를 찾고 보니 코끝이 바싹 말라 있어요.
이 상태로 계속 있으면 안 되니까 진수가 혀로 짜야의 코끝을 핥아주었어요.
그리고 계곡으로 달려가더니 나뭇잎에 물을 적셔왔어요.
짜야는 나뭇잎의 물을 먹고는 겨우 눈을 떴어요.
진수는 또 크게 짖어서 할배에게 이곳의 위치를 알려주었어요.
할배는 소고기를 넣어서 맛있는 죽을 넉넉하게 끓였어요.
그리고 산삼도 한 뿌리 갈아서 죽에 넣었어요.
짜야는 죽 한 그릇을 깨끗이 먹고는 한숨 푹 잤어요.
할배와 진수도 그 죽을 맛있게 먹었고요.
짜야가 깼을 때 할배는 짜야의 배를 부드럽게 만져주었어요.
그리고 다른 손으로는 진수의 머리를 만지며 말했어요.
“진수 니가 니 색시 살렸구나. 허허허, 잘했어!”
할배는 기분 좋게 웃고 진수와 짜야는 뒹굴며 놀았어요.
해님도 웃고요.
---끝. 원고지 30.1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