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가 좋아한 건 아이스티였어. 근데 꼭 얼음 다 녹을 때까지 두더라?”
그 말을 꺼낸 애는 두 번째 리필쯤에서 혼자 웃다 입술을 씹었고, 핏자국을 설탕 시럽인 척 닦았다.
“첫키스 기억나? 지하철역 앞에서 아이스크림 두고 도망치던 날 말고, 진짜 그 애가 먼저 했던 날.”
그게 사라진 컵처럼 기억나지 않았다. 컵은 있었는데 손은 없었고, 입술은 있었는데 말은 없었고, 그 애는 있었는데 이름은 없었다.
나만, 있었다.
“근데 걔, 그날도 아이스티 시켰어?”
“아니, 물.” “설마.” “응, 생수병이었어.”
우린 그 말을 듣고 웃었다. 한참 웃다가, 어느 순간 모두 같은 생각을 했다.
그날 걔가 왜 아이스티를 안 시켰을까.
그게 유일한 거짓말이었다면. 그게 마지막 말이었다면.
“야, 근데 나 방금 아이스티 다 마셨어.”
“……진짜?”
우린 동시에 그 애를 봤다. 그 애는 컵을 내려놨다. 정확히, 비운 컵을.
그리고 말했다. “그 애가 피치 싫어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