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애'였던 시절

영화 <파수꾼> 리뷰

by 마린
나는 이게 문제다. 브런치 첫 글을 멋드러지는 걸로 장식하겠다며 이것저것 묵혀만 두다 벌써 20대의 막바지다. 그래서 4년이나 잠들어있던 저장글 과감히 투척!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떠오른 생각은


"어리다"


얘도 애새끼, 쟤도 애새끼, 옆에 쟤도.




솔직해야 할 때 솔직하지 못하고

마주해야 할 것을 마주하지 못하며

감춰야 할 부분는 과감히 무례하


상처를 주고받는 아이들을 보고 혀를 차는 나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다 문득

지금 이 생각은 20대 남짓의 시선으로 바라본

허영과 허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열여덟

혹은 열넷,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의,

심지어 수능이 끝나고 대입 막바지를 준비하던 열아홉 겨울의 나조차도,

되돌아보니 참으로 '애새끼'


그리 다시보니 기태가, 베키가, 동윤이가,

다 다른 의미로 가여웠다.


그들을 비추어

애새끼였던 그때의 나의 허세와 자만과

억눌렀던 혹은 애꿎은 곳에 분출했던 모든 화가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고 받아주던

곁의 인연들이 스쳐지나간다.

부끄럽기도, 고맙기도.


끝내 파수꾼이 되지 못한 기태를 보며

그 시절 나의 파수꾼이 되어주었던

들에게 바치는 영화,

<파수꾼>


202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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