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글을 쓰게 용기를 주는 책

나도 스타벅스에서 일기 써볼까?

by 천지현

카페 음료 : 스타벅스 아이스 카페 라떼


지난 주말, 남편과 새봄이랑 주니어 카시트를 당근마켓을 통해 구입했다. 구입 장소가 우리 집 근처 아파트였기 때문에 지상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판매자를 기다렸다. 우리 부부와 동년배 정도 되어 보이는 아저씨가 주니어 카시트를 들고 나왔다. 남편과 나는 이리저리 만져보고 카시트 방석을 눌러보면서 상태를 살폈고, 모든 것이 정상이라는 판명? 하게 현금 2만 원을 드렸다. 쿠팡으로 같은 모델 가격은 88,000원인 걸 감안하면 꽤 저렴한 가격으로 (아무래도 중고스러운 면이 있지만) 잘 구입했다고 생각했다.


우리 세 식구는 바로 주니어 카시트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물티슈로 쓸고 닦아 드디어 완성! 무엇보다 새봄이가 환호하며 기뻐했다. 아직 6살이라 그런지 그냥 새 제품을 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우리 세 식구는 근처 카페로 차를 몰았다. 새봄이는 새로운? 카시트에 앉더니 너무 좋다고 했다. 이렇게 기분 좋아진 우리는 근처 아파트에 새로 생긴 캐나다 국민 카페인 '팀홀튼'으로 향했다. 카페에서 집값 이야기, 2026년 남편 대학원 진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알라딘 중고 서점에 갔다.


그곳에서 발견한 책이 <스타벅스 일기> 책이다. 일본 문학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인 권선희 작가의 책이었다.

작가 지망생이기도 한 나는 에세이 분야의 책을 나름 대형? 출판사에서 출간한 걸 보고는 약간 충격을 먹었다.

'출판 시장이 어렵다고 하는데도, 에세이 분야의 책을 내는구나.. 그렇다면 나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전업 주부이기 때문에 책 구매는 못하고 대신 우리 동네 도서관 앱으로 검색했더니 책이 있었다. 나는 바로 다음 날인 월요일에 <스타벅스 일기> 책을 대출해서 이틀 만에 완독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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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니 글이 쓰고 싶어졌다. 나도 곧바로 스타벅스로 향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음료가 나왔지만, 내 지갑 사정은 그렇게 넉넉지 않아서 아이스 카페 라떼를 시켰다. 하지만 웬걸.. 아침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어서일까? 물렸다. 그냥 이벤트 음료를 시킬걸.. 살짝 아쉬웠다. 오후에 오니 달달함이 당겼다. 크리스마스 프로모션 이벤트 행사 중인 토피 넛 라떼나 윈터 스카치 바닐라 라떼를 시키려고 했는데, 가격이 사악했다. 톨 사이즈 6,500원!!


전업 주부인 나로서는 6,500원도 아까웠다. 눈물을 머금고 시킨 아이스 카페 라떼인데,,그나마 달달함을 느끼고 싶어 스타벅스 매장에 시럽이 있길래, 내리 두 번을 세게 눌렀다. 식물성 원료로 만든 플라스틱 빨래로 힘차게 저어서 재빨리 음료를 빨았더니 고소함 속에서 달달함이 내 혀를 자극했다. 좀 살 것 같았다. 마음으로 다짐했다. '다음번에 올 때는 무조건 내가 마시고 싶은 음료로 시키자' 음료 값을 위해 주중에는 집에 있는 카누로 연명하기로 다짐하고.


작가는 처음부터 '스타벅스 일기'를 기획한 게 아니라고 한다. 번역이 안 되는 날이 지속되면서 우연히 스타벅스에서 교정본을 들고 일을 시작했더니 술술 일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옆 테이블에 사람들이 자주 바뀌고 강제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스타벅스 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작가는 스타벅스에서 행사하는 다양한 신 메뉴 음료를 맛보면서 그날의 스타벅스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2년 동안 쓰면서 계절별로 정리했다. 스타벅스에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때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일들을 문장으로 만나니 격하게 공감하며 순식간에 책을 읽게 되었다.


"좁든 넓든 스터디 데스크에서는 떠드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작업하기 좋다...라고 생각한 건 오산. 얼마 지나지 않아 60대의 등산복 차림 언니들 네 명이"아이고, 자리가 없네"라며 내 옆으로 주욱 앉았다. 약간 막막해졌다."(p59) [스터디 데스크의 등산복 언니들 편]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깔깔깔 웃음소리가 과하다 싶을 때, 한 학생이 들으라는 듯이 탁탁탁 소리 내어 짐을 챙기더니 휙 가 버렸다. (중략)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도 자유, 수다 떠는 것도 자유, 누구도 잘못한 건 없다. 도서관도 아닌데 공부하는 사람이나 일하는 사람을 배려할 필요도 없다. (중략) 밝은 언니들 에너지 받으며 일하면 좋을 텐데, 저는 이만 귀가합니다. 언니들 놀다 가세요."(p.60-61)


나에게 스타벅스는 두 가지 용도로 이용된다. 첫 번째는 글쓰기를 하기 위해 가곤 한다. 우리 동네 스타벅스는 오후 시간대에는 완전 시장이다. 주변이 아파트와 상가들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어른들이 보험 상담, 동네 엄마들끼리 유모차 끌고 나와 이야기를 하는 등 수다 모임이 주를 이룬다. 큰 창가에 데스크 테이블이 길게 뻗어있다. 이곳이 주로 공부를 하는 곳인데, 뒷 쪽에는 4인용 테이블이 있어서 누구 앉느냐에 따라 공부의 질이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아침에 새봄이 등원시키고 바로 가서 글쓰기를 하는 편이다.


두 번째는 내 생일이 되었을 때 나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가는 장소이다. (스타벅스 앱에서 생일이라고 생일 무료 쿠폰을 보내주는 것도 있긴 하지만) 이날은 내가 가장 마시고 싶은 음료를 시킨다. 요즘 가을 인스타에서 연예인 강민경 컴스텀으로 인기가 많았던 '블랙 글레이즈드' 음료를 마시러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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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핑 된 것과 크림이 조화를 이루어 부드러우면서도 나쁘지 않은 달달함이 정말 좋았다. 이 날 아울렛 매장 가는 길에 테이크 아웃해서 운전하며 마시니 더욱더 힐링이 되었다. 결국, 그다음 주에도 가서 한 잔 더 마셨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보통의 일상의 루틴을 놓치지 않고 글을 남겼다는 것이다. 나도 매일 도서관에 책 읽기를 하고 있으니, 열심히 <매거진>에 '매일 읽기'로 글쓰기를 진행해봐야겠다.





'매일 읽기'의 교훈 1.

-나만의 일상에서 반복되는 루틴을 캡쳐하라. 이를 통해 글쓰기나 영상으로 담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