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선배가 말했다.
“하루도 허투로 산 날이 없었는데
그 결과가 이건가 싶다. 허무하다.
너는 꼭 정년 트랙을 타라.”
박사 학위를 받았고,
공공기관에서 꽤 많은 성과를 쌓았으며,
다가오는 총선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하는 분이다.
뱃지를 달기 위해
삶의 궤적을 차근차근 밟아온,
누가 보아도 존경할 만한 경로의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선배의 입에서
‘허무하다’는 말이 나오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
모든 것을 잘해 온 사람도
이 지점에서 이렇게 말하는구나.
1981년생, 마흔다섯.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이제는 분명히 구분해야 하는 나이.
제도적으로는 더 이상 청년이 아니고,
사회적으로는 이미
‘완숙한 어른’이라 불리는 나이.
앞으로 살아갈 날보다
이미 살아온 날들이
더 많은 나이.
그래서 더 이상
‘하면 된다’만으로는
스스로를 속일 수 없는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