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포크 민스를 먹어보다

by 박경아

아시아의 식문화를 논할 때 돼지고기를 빼놓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돈가스, 만두, 삼겹살 등 다양한 메뉴에 메인재료로 사용되는 돼지고기는 아시아에서 굉장히 중요한 식자재 이자, 식량자원이었습니다. 돼지는 보통 6개월 정도면 100~120kg이 되고, 새끼를 10마리 정도씩 낳습니다.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동물성 식량자원이죠. 많은 이들에게 돼지고기는 가장 친숙한 육류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고기를 먹습니다. 중국에서만 한 해 5500만 톤 정도의 돼지고기가 소비됩니다. ( OECD, 2017년) 또한 2021년 농업 전망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이 1년 동안 소비하는 돼지고기는 2011년 19kg, 2016년 24.1kg, 2019년 26.8kg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날마다 늘어나는 수요를 채우기 위해 우리는 돼지를 아주 좁은 공간에 가둬놓고 사육합니다. 이러한 환경은 여러 질병과 감염병에 취약하지요. 매년 여름, 여기저기에서 정부가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방역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돼지가 열병으로 인해 살처분됩니다.

옴니푸드는 기후위기와 식량안보에 대응하기 위해 '그린먼데이'라고 사회적 기업 모델(월요일에 고기를 먹지 않는 운동 모델)을 통해 식물성 식단으로의 전환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돼지고기의 식물성 고기 버전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요. 2012년에 David Yeung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홍콩의 높은 플렉시테리언 인구에 상당히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평가 받고 있는 기업입니다.

2020년 11월에 열린 푸드위크에서 그린먼데이팀을 만났습니다. 원래는 청년허브와 함께한 '언제까지 이렇게 먹을 수 있을까?' 공론장에 그린먼데이팀을 섭외하여 먹거리 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하고 싶었는데요, 아쉽게도 시간이 맞지 않아 함께하지 못했었습니다. 여러 가지 페어를 준비하시는 가운데도 친절히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감사를 전하러 작은 선물을 들고 만나 뵈러 갔었지요. 벌써 정말 오래전 이야기네요.


코엑스의 넓은 부지에서 진행되는 푸드위크 행사장에서 그린먼데이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런데 어딘가에서 맛있는 스팸의 냄새가 나더라고요. 그 냄새를 따라갔더니 그린먼데이 부스가 있었습니다. ( 과장 아님..... 정말입니다. )

원래는 시식이 가능했는데, 이 당시 갑자기 감염자 수가 증가하던 시기라 중간에 시식이 중단되었어요. 그래서 눈물을 머금으며 냄새만 잔뜩 맡고 왔답니다. 2021년 상반기에 출시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먹어봅니다. 시식을 함께할 친구를 불렀습니다.

용량은 230g이고요, 마켓컬리에서 4560원에 구매했습니다. 세일중이더라고요.

전체를 트레이에 꺼내놓은 모습입니다. 잘 보시면 덩어리진 텍스쳐를 보실 수 있으십니다. 제품 자체는 스팸 향기가 납니다. 다진 대체육을 사면 저는 언제나 미트볼부터 만들어 봅니다.

오늘은 심플하게 빵가루, 양파, 후추를 넣고 반죽해줬습니다.

소스를 묻히기 전에 한번 맛을 봅니다. 육향은 얕게 나는데요, 명절에 먹던 동그랑땡 맛이 나네요.

오늘은 친구를 초대해서 조금 힘을 줘봤습니다. 레시피를 공유해볼게요.

1. 고추기름에 대파와 마늘을 넣고 볶습니다.

2. 간장,설탕, 미림을 2:1:1 로 섞은 소스에 집에 있던 연두 청양초를 조금 넣어줍니다.

3. 1에 2를 붓습니다. 그리고 미리 구워놓은 미트볼을 넣습니다.


아래에 루꼴라를 깔고 비트와 고수, 깨를 곁들였습니다. 집에 왜이렇게 호화스러운 채소들이 가득한지 모르겠네요. 날마다 오는 날이 아니니 재료를 맘껏 즐기기로 합니다. 마지막으로 스리라차를 한바퀴 둘러줬어요.



대체육을 처음 먹어보는 j에게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말 안 하면 고기가 아닌 줄 모를 것 같다" ,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맛있어서 놀랐다"라고 하네요. 괜히 뿌듯합니다. 옴니포크의 민스 대체육 상품은 제가 먹었던 대체육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입니다.


옴니 홈페이지에 작년 여름에 시푸드 라인이 추가 되었습니다. 시푸드 라인도 궁금해지네요.


홍콩 대체육류 브랜드, '식물성 해산물' 출시... 버거 등 다양한 요리 활용 가능해 - 소믈리에타임즈 (sommelier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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