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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박 Jun 30. 2024

[프롤로그] 아줌마가 아닌 아줌마

골드 미스 아닌 올드 미스인데 아줌마라니

"아주머니! 차 거기에 대시면 안돼요" 마트 주차를 관리하는 20대 청년의 목소리가 귀를 찌른다. 아줌마도 아니고 아주머니 라니! 뭐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네! 바로 뺄게요..." 최대한 목소리를 어리게 내며 차를 뺏다.  


나는 곧 50대를 앞둔 올드 미스이다. 드라마 '올드 미스 다이어리'를 재밌게 보고 있을 때는 이 나이 되도록 결혼을 못할 것이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볼 때도 조금은 늦게 결혼해도 괜찮을 듯했다. 고로 비혼주의자는 전혀 아니었다.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어 시민운동, 정치활동을 하면서 평범한 여성들의 삶과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었고 결혼한 친구들은 하나둘 사라져 갔다.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관련 연구 활동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만 만나게 되었다.


혼자 먹고 살만 해졌지만 너무 재미없는 일상에 지쳐가고 있는 무렵 '아주머니'라는 소리가 심장을 툭 건드린 것이다. 나름 온갖 틀을 거부하는 X세대였는데...돌이켜보니 요즘 외로움과 스트레스가 쌓여 사람을 만나면 뭔가 속에 있는 말을 담지 못하고 아무 말 대잔치를 하고 있었다.  


'아줌마'라고 사람들이 호칭해도 모습이 중년의 여성으로 보이니 당연한 거라 여겼지만 나의 일상에 지친 모습과 쓸데없는 수다를 보며 누군가는 '아줌마' 필을 더 느끼겠다는 생각에 일상을 정돈하고 말을 가치 있게 담기 위해 글을 쓰기로 했다.


에세이는 처음 써보지만 다이어리 쓰듯이 편하게 쓰되 그간 일한 경험을 살려 사회 현안을 곁들어 일상과 사회에 대한 명암단상을 써보고자 한다. 주로 '아줌마'가 아닌 '아줌마'로 불리는 싱글 여성들이 관심 있어 하는 이야기들을  다뤄볼 것이다.   


얼마 전 '아줌마 출입금지' 란 푯말을 어느 헬스클럽이 내걸었다고 해서 떠들썩했다. 수많은 헬스클럽이 경쟁하고 있어 남자 몸짱을 내세워도 장사가 안되니 저렇게 노이즈마케팅을 한 것일까?, 나이 든 여성을 혐오하는 것일까?, 젊은 여성 고객들을 상대로 순수 운동이 아닌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일까? 난 출입이 가능할까? 등 여러 생각이 들지만 모든 종류의 차별과 억압의 끝은 안 좋을 듯하다. 특히 대한민국의 아줌마를 건들다니... 용기가 가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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