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목척시장 골목길을 돌고 돌다가 선화초등학교 맞은편 골목에서 만난 카페 '안도르'. 일제강점기 대전시장 격인 대전 부윤 관사가 살던 곳을 카페로 개조한 곳입니다. 일제식 건물답게 건물 앞에 있는 정원의 분위기도 좋고 입구에서 느릿느릿 객을 반기는 냥이들도 좋습니다. 나른함이 내려앉은 정원에는 선객이 있어서 사진을 촬영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문득 들린 곳이라 느낌이 더 새롭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골목을 도느라 땀을 흘린 탓에 아이스라떼를 주문하고 실내를 둘러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주인의 감성과 미적 감성이 돋보이는 구성입니다.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듯한 테이블과 의자들도 서로 보완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정원을 내다보는 창들과 군데군데 간접조명들이 운치를 더합니다. 있는 듯 없는 듯 걸린 액자들은 디자인적 요소를 더해줍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실내에는 아무도 없고, 그나마 정원에 계신 두 분뿐이라 고즈넉함을 맘껏 즐깁니다. 특별한 인테리어를 하지 않았는데도(주인분의 생각은 다를지 모르지만)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입니다. 구도심 목척시장의 골목길은 사라져도 이 공간은 남겠죠? 추천드리고픈 공간이 오래도록 건재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