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길 위의 뇌>

달리기가 내게 준 선물, 몸과 마음의 자유

by 창 희
<길 위의 뇌>, 정세희


348쪽

2024년 10월 18일

147 * 210 * 26 mm / 676 g



(목차)

intro
- 제목의 의미

1장 뇌를 보는 의사가 말하고 싶은 것들
- 뇌가소성과 달리기

2장 달리기의 맛
- 달리기를 시작한 이유
- 달리기를 지속할 이유

3장 나, 그리고 가족의 뇌를 지키려면
- 성인의 건강 책임
- 뇌-신경 혈관의 구조와 유산소 운동의 필요성

4장 달리기의 쓸모
- 기억과 망각
- 야외 달리기가 주는 선물
- 부상과 회복탄력성, 그리고 성장

5장 운동 저축
- 최대산소섭취량, 심폐체력, 미토콘드리아의 관계
- 나의 최대산소섭취량, 그리고 건강 수명
- 최대산소섭취량의 비밀과 운동 저축의 필요성






intro


우연히 장동선 뇌과학 박사님의 유튜브 채널에서 러닝과 뇌 주제로 정세희 박사님을 게스트로 초대해 대담을 나누는 콘텐츠를 보았다. 알고보니 정세희 교수님은 재활의학과 의사이기도 하면서 20년째 러너이기도 했다. 재활의학 중에서도 뇌 질환과 소아 질환이 세부 전공인 그녀는 달리기가 뇌 질환 (파킨슨, 알츠하이머, 뇌졸증, 기타 뇌혈관 질환 등) 환자들의 케이스들을 치료하며 매우 긍정적이고 예방적인 움직임이란 것을 알게 된다.

출처, <장동선의 궁굼한 뇌> 유튜브 채널, 정세희 교수편



제목이 <길 위의 뇌>인 이유는 위와 관련해 2가지 의미가 있다고 한다.

길 위에서 내딛는 한 발 한 발이 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는 평소 생각을 담았다.
뇌는 길 위에 올라 움직일 때 좋아진다.

또한 아기, 청년, 노인 할 것 없이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수많은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해 쓴 책이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다 저마다의 길 위에서 애쓰고 있다. 어떤 인생길을 걸었느냐에 따라 뇌는 달라진다. 대부분의 뇌질환은 내 삶의 궤적이 이끈 결과이고 회복과 치유 역시 스스로 걸어가야 할 길이다.

달리기는 내 진료와 연구에 모티브가 되었고, 내 임상 경험은 평생 달리기의 모티브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 두 가지를 20년 넘게 같이 하고 있다.
- 07쪽, <들어가며>에서

서론을 읽고 책을 바로 구매했다. 나는 1년째 달리는 러너인데, 평소 달리기와 뇌 건강의 측면에서 하고 있는 추상적인 생각들을 단 번에 정리해주는 문장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모두 각자의 길과 길에 따른 궤적일 지닌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움직임을 전제하는 생물체인 이상 건강-움직임과 연관된 길을 좋은 길과 나쁜 길, 두 갈래 뿐이다. 몸과 뇌를 사용하면 좋아지고, 사용하지 않으면 안 좋아진다는 것. 세상에는 이렇게 단순한 진리가 몇 가지 되지 않는다. 우리 몸은 참 단순한 진리를 따르지 않을까.


책은 여러 뇌 질환을 치료한 경험, 그리고 저자 자신의 러닝 경험이 어떻게 뇌 질환과 건강 이득 측면에서 도움되는지 여러 연구 및 논문을 기반으로 소개한다. 1월은 온통 '길 위의 뇌'였다. 길 위에서 달리고, 휴식할 땐 여러 길에 서 있는 환자들을 텍스트로 만나보며 또 한 번 나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 중, 밑줄 치며 읽은 와닿은 문장들과 사유를 공유하고자 한다.






1장 뇌를 보는 의사가 말하고 싶은 것들



뇌가소성과 달리기

뇌는 바뀐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뇌는 아무 이유 없이 바뀌지 않는다.
환경이나 자극에 의해서 바뀌기도 하고, 스스로 무언가를 열심히 해내는 동안 바뀌기도 한다.
축삭돌기(axon)나 시냅스(synapse), 투사(projection),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 등
아예 뇌의 구조가 바뀌기도 한다. 이렇게 뇌가 바뀌는 것을 '뇌가소성(brain plasticity)'이라 부른다.

- 15쪽, 1장 중 <믿을 구석은 뇌가소성, 그러나 너만 믿기엔> 에서
뇌가소성의 중요한 특징은 또 있다.
노력을 할 때만 변한다는 것이다(activity-dependent plasticity).
그것도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야 조금씩 변한다.

- 18쪽, 1장 중 <믿을 구석은 뇌가소성, 그러나 너만 믿기엔> 에서

뇌가소성과 신경가소성은 같은 의미를 지니는데, 교수님이 '뇌가소성'이란 워딩을 사용한 이유는 뇌 자체의 변화를 강조하고픈 게 아닐까. 신경가소성은 신경, 즉 뇌의 신경세포부터 몸 전체의 신경계까지 변화와 적응(neural adaption)을 하는 의미를 지닌다. 신경가소성은 뇌와 몸에 해당하는 조금 더 넒은 의미에 가깝다.


뇌가소성은 뇌 자체가 새로운 '학습'을 통해 새 신경세포와 새 경로를 생성이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 이 짧은 개념이 사실 유전과 분자생물, 그리고 이를 개괄적으로 포괄하는 후성유전학에 있어 중요한 시작점으로 느껴진다. 반대로 말하면, 학습이 가능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다면 뇌가소성을 통해 원하는 모습대로 변형하고 적응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소 충격적인 개념인데, 시간적 여유를 두고 뇌과학/생물의 공부를 통해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개념이다.


춘천마라톤에 참가한 정세희 교수 (출처, 한국일보, 정세희 교수 제공)


다시 돌아와서, 정세희 교수님이 뇌가소성을 가장 먼저 언급한 이유는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이 새로운 신경 세포를 촉진해 기존 질환의 정도를 낮추고 뇌와 몸의 정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활의학'의 가장 큰 목적 역시 위와 같다. 재활의학은 비정상적인 작용을 최대한 정상 작용으로 회복하기 위한 의과 학문이다. 나아가 꼭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가 아니더라도, 달리기 및 건강한 운동으로 질환(뇌 질환, 당뇨, 성인병 등) 예방이 가능하고 이 역시 뇌가소성의 기능이란 점이 역시 와닿았다.







2장 달리기의 맛



달리기를 시작한 이유

달리기를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보았다. 하지만 어떠한 이에게는 재미가 아니라 달려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질병이나 스트레스, 슬픔, 상실과 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이런 절박한 이유는 아주 막강한 힘이 되어 준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한 달리기는 다시 우리에게 힘을 줄 것이다.
- 64쪽, 2장 중 <나만 하긴 미안하여>에서

달리기에도 맛이 있다. 씁쓸한 맛, 달콤한 맛, 짠 맛, 짜릿한 맛 등. 나의 경우 달리기의 첫 맛은 강렬하게도 씁쓸한 맛이었다. 이유는 박사님이 얘기한 것처럼 '처음 시작은 재미가 아니라 달려야 하는 절박한 이유' 때문이었다. 나의 가장 큰 원동력은 질환을 이기고 싶었는데, 이는 조기심실수축 증상으로 부정맥 중에서도 가장 흔한 질환이었다. 그리고 해당 증상이 심해지면 조기심방수축 증상이 나타나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질환이었다.


조기심실수축은 말 그대로 심실의 정상 박동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심실 수축이 일어나는 증상이다. 원인은 커피, 알코올 등이 대표적인데 나의 경우는 면역력 문제였다. 조기심실수축의 일상적인 증상은 평소에는 느껴보지도 못했던 심장이 두근되며 덜컹 내려앉는 느낌이 하루에 많게는 20번~30번 정도 되었다. 그 때 생활을 생각해보면 면역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던 사고방식과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운동은 커녕, 서류 포트폴리오 및 취업 준비로 밤 새는 것이 일상이었다. 일찍 자면 3시였고, 조금 늦게 자면 아침 6시도 꽤 많았다. 이로 인해 3끼 식사 시간도 매번 바뀌었다. 한 마디로 과거의 나쁜 습관 때문이었다.


당시 심장내과 의사 선생님은 밝은 미소에 친절하신 50대 아저씨였다. 불안과 걱정으로 인해 다소 질문 많은 환자인 내게도 편안한 인상과 뉘앙스로 모든 질문에 답을 해주셨다. 그 중 관련된 질문으로 어떤 운동이 가장 심장에 좋은지를 물어봤을 때, 답은 심폐체력을 올릴 수 있는 유산소이고 그 중에서도 '달리기'를 권하셨다. 다음 날부터 나는 집 앞 아파트 공원을 뛰기 위해 평소에 신고 다닌 낡은 나이키 운동화 끈을 맸다.


그리고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 달리기가 재밌고, 달리기가 달콤하며, 달리기로 완치를 판정받았다. 절박하게 시작한 달리기가 지금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치유의 시간이다. 정세희 교수님이 말해준 문장은 내가 직접 겪고 부딪힌 땀방울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기분이다.



달리기를 지속할 이유

추위 속을 달리는 이는 촛불 같기도, 겨울 같기도 하다. 이파리가 다 떨어진 나무와 얼어버린 물줄기, 무수하게 흔들리는 바싹 마른 갈대, 채도가 잔뜩 낮아진 풍경 사이를 말없이 달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날카롭고 외롭다. 그러나 그들은 마치 정수에 다가서는 것처럼 보인다.
- 67쪽, 2장 중 <달리기의 겨울>에서
살기에는 팍팍한 사계절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내면 한결 낫다. 아니 고맙다. 늘 똑같은 달리기도 사계절이 있어서 지겹지 않다. 과연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게 만들어주는 사계절이다.
- 74쪽, 2장 중 <달리기의 가을>에서

내가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 계절은 겨울이다. 정말 마음 한 켠에 '촛불'을 상상하며 달렸다. 몸과 심장과 건강이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촛불이었다. 그리고 스스로 달려보며 건강해질 수 있다는 믿음과 작은 열정을 품고 달렸다. 2023년 겨울은 정말 추웠지만, 나의 마음은 따뜻했던 것 같다. 나아질 수 있다는 촛불을 들고 달렸으니까.


같이 달리는 사람들, 2024년을 마무리하며, 2024.12.28


그리고 현재, 달리기의 사계를 다 겪고 2025년 겨울이 다시 왔다. 한 해 동안 아프지 않고 달려온 나에게 고맙고, 같이 달려준 이들에게도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혼자 시작한 달리기지만, 1년 사이 같이 달리기를 하는 소중한 가족과 동료들이 생겼다. 가족도 처음에는 믿는 둥 마는 둥 '달리기가 그렇게 좋은가?'라는 마음으로 같이 달려 나간 후, 어느새 그들이 더 열심히 달리고 있다. 같이 달리는 동료는 런클럽에서 만난 인연들이다. 이들과 함께 사계 속 자연과 바다를 달리며 정말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된 기분'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






3장 나, 그리고 가족의 뇌를 지키려면



성인의 건강 책임

p.118, 3장, <어른 환자 아이 환자>에서


재활의학과를 찾는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죄와 책임이 없다고 한다. 선천적으로 유전 질환이 있는 경우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다. 다만 운이 좋지 않았을 뿐. 여기서 정세희 교수님이 첨언하기를 세상에 나올 때 건강하게 태어난 것은 '운이 좋아도 너무 좋은 경우'라고 한다. 이는 수정 과정 중 자신의 수정란이 생길 때 병을 피해 유전자가 조합된 덕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이의 병을 찾고 고치는 일은 철저히 어른들의 몫이다.


우리가 성인병이라고 부르는 질환은 압도적으로 후천성이다. 병에 걸리게 한 과거의 나와 이별하지 않으면 병과도 이별할 수 없다. 수십 년간 살아온 방식 그리고 가치관과 헤어지는 것이기에 당연히 힘들고 어렵다.

그래도 어떻게 하겠는가, 앞으로의 나를 책임질 사람은 나 말고는 없다.
- 121쪽, 3장 중 <어른 환자 아이 환자>에서

그렇게 운이 좋게 무사히 건강하게 태어남에 감사한다면, 앞으로의 내 몸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 지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성인이 되면 보통 사회적 책임과 경제적 독립을 우선적으로 교육받고 내재화되는 경향이 짙은데, 성인이 되면 역시 자신의 몸 건강은 마땅히 스스로 챙길 수 있는 마음가짐과 행동도 중요해 보인다. 우선 건강해야 내가 온전히 내 삶을 살아갈 수 있고, 건강해야 내가 원하는 일을 하나씩 구체화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를 위해 음식, 운동, 수면 3가지를 가장 기본적으로 공부하고 나만의 루틴과 원칙을 스스로 지키는 삶을 현재 20대 후반에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가치관을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같이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뇌 신경-혈관의 구조와 유산소 운동의 필요성


뇌는 신경 덩어리이지만, 한편으론 혈관 덩어리이기도 하다. 뇌가 유일하게 에너지와 산소를 공급받는 수단은 혈액이다. 혈액이 적절히 필요한 때에 공급받지 못하면 뇌는 30초 내에 뇌세포의 대사가 망가지고, 몇 분만 지나도 뇌세포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혈액을 미리 보내 놓을 수는 없다. 위처럼 뇌의 특성 상 혈액이 실시간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뇌세포는 혈관 반경 15나노미터 내에 밀착해 존재하게 된다. 뇌세포가 활동을 시작하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기에 미리 뇌는 주변의 혈관에게 신호를 보낸다. 예측 신호를 받은 혈관은 신호를 받아 혈관과 뇌로 향하는 길을 넓히고 해당 뇌 부위로 피가 더 많이 흐르도록 제공한다.

이렇게 뇌세포의 활동과 뇌혈관의 활동이 긴밀하게 연관되어 일어나는 것을 '신경-혈관 커플링(neurovascular coupling)'이라 한다. 신경-혈관 커플링은 우리 뇌에서 쉬지 않고 계속 일어나고 있다.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뇌에서도 말이다.
- 131쪽, 3장 중 <뇌는 살찌지 않는다>에서
이렇게 신경-혈관 커플링이 가능한 이유는 신경과 혈관이 '신경-혈관 단위 (neurovascular unit, NVU)'라는 단단한 동맹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NVU가 건강해야 뇌세포에 산소와 에너지를 잘 전달할 수 있고, 정확한 타이밍에 적절한 양의 혈액을 보낼 수 있다.
- 131족, 3장 중 <뇌는 살찌지 않는다>에서

신경과 혈관이 단단한 동맹체를 이루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 모든 뇌건강을 좌우하는 것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나 자신은 뇌와 평생을 살아야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뇌를 잘 모르고 알려고 하지 않았던 모습들이 있었다. 아니, 뇌와 평생을 사는 것도 맞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나 = 뇌'라는 공식이 더욱 맞다. 그 나 자신이기도 하고, 나의 뇌이기도 한 기관은 외부로부터 섭취한 에너지의 2/3를 우선적으로 가져가는 뷸균등을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매일 들이쉬고 내쉬는 산소 역시 뇌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NVU로 인해서 들이쉰 산소를 포함한 혈액을 뇌 세포로 공급하는 구조이다.


의학 저널 <랜싯 Lancet>에는 치매의 위험인자에 대한 대표적인 논문이 실려 있다.

.. (중략)

가장 최근 2024년 논문을 보면 치매 위험인자는 14개다. 일생에 거쳐 주의해야 할 14개 치매 위험요인 중 상당수가 비만과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운동부족, 흡연과 음주, 대기오염까지 주로 혈관 건강과 관련된 것들이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은 결국 뇌의 NVU를 건강하는 만드는 노력인 것이다.
- 133쪽, 3장 중 <뇌는 살찌지 않는다>에서
유산소운동이 심장과 폐만 건강하게 만들까? 그렇지 않다.

심장과 폐는 물론 동맥과 정맥, 말초혈관, 근육, 근육 내 대사 시스템까지 건강하게 만든다. (중략)
특히 유산소운동은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조직 - 즉, 운동에 관여하지 않는 조직까지 -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운동으로 크게 변하는 장기 중 하나가 바로 뇌다.
- 135쪽, 3장 중 <뇌는 살찌지 않는다>에서

신경-혈관 단위(NVU)는 뇌에만 적용되는 개념은 아니다. 신경은 몸 전체에 신경계로써 존재하고, 신경과 혈관은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며 에너지 대사에 관여한다. 가장 뇌가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기도 하고, 뇌는 따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지방이나 근육이 없기 때문에 뇌가 우선적으로 자기에게 에너지원을 보내라고 지시하는 구조이다.


유산소 운동이 몸의 거의 모든 조직을 변화시키고, 그중에서도 뇌를 가장 많이 변화시키는 움직임이라고 느끼며 공감한다. 나의 경우 유산소 운동은 달리기이다. 달리기가 가장 빛을 발할 때는 하루 중 고민과 스트레스가 많을 때인데, 바깥의 풍경과 좋은 공기를 많이 들이쉬고 적당한 속도와 자신감으로 레이스를 마무리할 때 걱정과 근심은 어느새 자존감의 에너지로 치환된다. 뇌 속에서 정확하게 어떤 화학 작용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가벼워지는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 인생은 달리기 전과 달리기 후로 나뉜다고 자신있게 얘기하고 싶다.


세르토닌, 도파민, 가바와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영향도 있을 것이고 신경-혈관 커플링 작용이나 신경-혈관 단위의 재기능과 건강함으로 뇌의 에너지를 잘 채우는 그런 과학적인 근거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실들은 모두 사후적으로 알면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달리기를 경험하고 달리기 자체에서 주는 일종의 '뇌 청소'를 경험적으로 접근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니 우선 신발을 신고, 스트레칭을 하고, 달리기를 경험해보자.






4장 달리기의 쓸모



기억과 망각

기억은 사실뿐 아니라 당시의 감정이나 대상에 대한 마음도 포함된다. (중략)..
즉, 잘 잊지 못하면 정신질환에 취약해진다.
- 175쪽, 178쪽, 4장 중 <달리기의 쓸모>에서
망각 기전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물질은 다름 아닌 '도파민'이었다. 기억 형성에 중요한 도파민이 기억의 반대인 망각에도 작용한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롭다. 잘 알다시피 도파민은 보상과 관련된 물질이다. 그래서 중독에 중요하게 관여한다. 또 학습과 기억 형성에도 매우 중요하다. (중략)..

특히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고 기억할 때 도파민 뉴런은 기존 기억을 부지런히 지워 나갔다.
즉, 도파민은 뇌에 무엇인가를 적는 연필이면서 동시에 지우개인 셈이다.
- 180쪽, 4장 중 <달리기의 쓸모>에서

도파민이 사회적으로 가진 이미지는 '중독'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도파민이 분명 중독과 보상 관련 신경전달물질의 역할도 하며 동시에 '망각' 작용으로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는 작용도 있다는 점. 나아가 도파민은 학습 기억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새 학습을 시작할 때 생기는 의지도 역시 도파민의 결과이다. 새 학습을 시작하며 지난 과거의 낡은 정보들을 동시에 지워내고 망각하는 참 양면적이고 철학적인 특징을 지닌다.


도파민과 더불어, 해당 챕터에서 언급하고 싶은 신경전달물질은 '세르토닌'이다. 세르토닌의 본래 역할은 기분과 감정, 그리고 정서의 안정감을 기반으로 평온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세르토닌은 병원에서 우울증 환자에게 소량으로 처방되는 항우울제 기능을 하기도 한다. 세르토닌은 인간의 위장과 같은 내장이나, 뇌, 중추신경계에서 주로 발견할 수 있는데, 주로 장 운동을 통해 자연 발생적으로 세르토닌을 촉진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장 운동은 달리기이다. 달리기가 끝난 후, 혹은 적정한 페이스로 달리기를 진행하는 도중에 우리는 장과 뇌에 세르토닌을 적시며 안정감과 평안함 내지는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달린다'는 행위 만으로 우리는 참 얻을게 많다. 여러 신경전달물질의 도움으로 새 학습 기억 세포 생성을 촉진하고, 과거의 걱정이나 잊고 싶은 기억은 더욱 빨리 망각시킨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나아가 달리기는 장 운동을 통해 몸과 뇌에 평안함과 은은한 행복감을 선물한다.



야외 달리기가 주는 선물

야외를 달리는 이의 시선은 계속 이동한다. 따라서 달리는 동안 보는 모든 대상은 러너의 움직이는 시야에 잠시 스쳐 지나갈 뿐이다. 즉 야외를 달리는 중에 보는 사물은 중심시각(foveal vision)이 아니라 주변시각(peripheral vision)으로 감지된다는 뜻이다. 흔히 말하는 '흐린 눈으로 보기'가 되는 것이다.
- 184쪽, 4장 <달리기의 쓸모>에서
의외로 주변시각은 요점이나 특징을 재빨리 간파하는 데 중심시각보다 월등하다. 달리는 동안 주변시각을 통해 파악한 그날의 광경은 하루의 내러티브를 남긴다. 오늘 본 나무, 오늘 본 일출, 오늘 지나친 사람들, 오늘 만난 강아지들. 매일이 새로운 내러티브다.
- 185쪽, 4장 <달리기의 쓸모>에서

야외 달리기, 실내 달리기 중 꼭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모두 안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 하지만 나는 자연 속 새로운 길을 달리는 야외 달리기를 선호한다. 주로 바다를 옆에 두고 달리는데, 바닷바람과 내가 가고자 하는 길, 그리고 도착할 때의 자기효능감을 충분히 만끽하는 기쁨이 있다. 나아가 같이 뛰는 동료와 추억을 남기는 재미 역시 있다. 10km를 뛴다고 가정할 때, 시간도 훨씬 빠르게 지나가며 마음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자연의 여러 묘미를 달리기와 함께 선물받는 기분이다.

해운대 일출, 러닝 후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실내 러닝, 트레드밀을 가끔 뛴다. 트레드밀은 러닝 머신이다. 다시 말하면, 러닝의 특정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기계일 뿐이다. 가령 심폐 체력 측정을 위해 최대산초섭취량을 알려고 할 때, 혹은 페이스를 정해놓고 러닝 시 심박수 구간이 특정 zone에 머무르게 할 때 등 목적을 정해놓고 하는 러닝에서 적합하다. 개인적으로 특정 목적을 정해두고 러닝에 임하는 건 선호하지 않는다. 나에게 러닝은 훈련의 목적도 있지만, 치유와 놀이의 영역에 가깝다.

원래 죄수들에게 신체 노역을 시키기 위해 징벌장치로 개발되었다는 트레드밀은 비록 형태와 기술은 상당히 진보되었지만, '징벌'이란는 개발 의도만큼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듯하다.
- 186쪽, 4장 <달리기의 쓸모>에서




부상과 회복탄력성, 그리고 성장

부상도 좋은 공부다. 부상을 경험하지 않았으면 깨닫지 못할 사실과 이치도 많다. 하지만 부상은 불가피하게 희생과 손해를 수반한다. 우울감과 상실감도 유발한다. 영영 달리기를 그만두게 될 수도 있다. 부상을 겪지 않는 것이 최선인 것은 맞지만, 설사 부상을 겪더라도 내 몸과 삶에 대한 배움의 기회로 만들면 된다.

이 세상에는 나쁘기만 한 것도, 또 좋기만 한 것도 없다.
- 221쪽, 4장 <달리기의 쓸모>에서

달리기를 한 지 1년 3개월이 되었다. 나 역시 그 기간 내에 잦은 부상이 있었다. 증상은 오른쪽 무릎 슬개골염증과 왼쪽 발 미세 족저근막에 염증으로 3~4주 간 러닝을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부상을 당하기 전에는, 사실 막 달렸다. 달리는 기분이 좋았고 페이스를 6분/5분/4분.. 줄여가는 기록 깨짐과 성장하는 느낌이 좋았다. 더 빨리 더 기능적으로 좋게 달리고 싶다는 단순한 판단이었다.


신청해둔 마라톤 4일 전에 병원에서 무릎 슬개골염을 진단받았다. 무리하게 페이스와 훈련량을 오버 트레이닝을 하고 무릎 '과사용 손상 (overuse injury)'의 결과였다. 그 당시 러닝 습관을 생각해보면, 참 대책이 없다. 스트레칭을 5분만에 대충하고, 러닝을 격렬하게 한 뒤 회복 절차를 거치지 않고 쉬기만 했다. 부상을 겪고 휴식을 하며 달리기를 할 때 나의 습관들을 하나씩 회고하였다. 그리고 대안들을 하나씩 실천했다.


오른쪽 무릎이 유독 약한 탓으로 무릎 주변의 근력 강화 운동을 시작했다. 하체 스트레칭, 레그 익스텐션, 레그 컬, 그리고 슬로우 고블릿 스쿼트를 통해 무릎 주변의 근육, 인대, 건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왼쪽 발의 족저근막염은 종아리 및 발바닥 볼을 통한 스트레칭 및 20분 이상의 족욕으로 회복을 진행했다. 모두 효과를 경험하고 지금도 위와 같은 운동과 회복은 꼭 병행하고 있다. 부상이 없었으면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지금은 하나씩 눈에 들어오고 더디더라도 몸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특히나 하체 근육 강화를 병행할 때 러닝 이코노미(running econmomy)가 증진되는 걸 몸으로 경험하는 중이다. 나아가 무릎 주변 근육 강화로 러너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알 수 없는 무릎 주변 관절 통증 (runner's knee) 증상 역시 개선되는 걸 경험하고 있다. 물론 부상에 관해 100% 완치는 없다. 부상의 완전한 개선을 바라는 마음보다, 부상의 내재된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며 '달리기'라는 움직임을 바라보고 개선을 지속할 때 나만의 성장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꾸준히 병행하며 꾸준한 달리기를 통해 나만의 방법을 지속적으로 적용하고 회복탄력성을 늘리며 나만의 러닝 여정을 그려나갈 것이다.


계속 달리다 보면 우리 몸은 생리적으로 알아서 경제적인 달리기 방법을 찾는다. 몇 달 정도가 아니라 몇 년 동안 꾸준히 달렸을 때 가능한 일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달려야만 에너지 대사와 근신경계의 변화가 유발되기 때문이다.

즉, 달리면 달릴수록 몸은 알아서 더 경제적으로 달리게 되는 것이다. 다만 오래 걸릴 뿐이다. 러닝 이코노미 향상의 열쇠는 자세 교정도 착지법도 아니요, 바로 '꾸준한 달리기'이다.
- 228쪽, 4장 <달리기의 쓸모>에서






5장 운동 저축



최대산소섭취량, 심폐체력, 미토콘드리아의 관계

운동 강도를 아무리 높여도 산소 섭취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정체기(plateau), 즉 명백한 항정 상태에 도달하는 지점이 있다. 이 지점이 바로 우리가 '최대산소섭취량(V02max)'이라 부르는 값이다.
- 267쪽, 5장 <운동 저축>에서
폐로 들어온 산소는 폐혈관을 통해 피에 실리고, 이 피는 산소를 가득 태운 채 심장으로 들어간다. 심장은 산소가 녹아든 피를 펌프질하여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보낸다. 이렇게 온몸으로 보낸 피는 에너지를 내야 하는 근육과 장기로 돌아가고, 그곳에 있는 '미트콘드리아'는 배달된 산소를 이용해서 열심히 에너지를 생산한다. 운동 강도를 올릴수록 산소가 더 많이 필요하니, 산소를 들이마시는 양은 점차 늘어난다.
-268쪽, 5장 <운동 저축>에서

해당 챕터를 읽고, 최대산소섭취량이 단순 지표를 넘어 신체 건강의 종합 지표라는 점이 가장 와닿았다. 이 수치가 단순히 용어 그대로 얼만큼 산소를 최대로 소비하는가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대산소섭취량을 높이려면, 위의 구절에 나온 모든 기관들이 기능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다. 순서대로 폐활량이 좋아야 충분한 산소를 들이쉴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피는 헤모글로빈이 많아야 산소를 충분히 태울 수 있으며 빈혈이 없어야 한다. 이렇게 받은 피를 온몸으로 잘 보내려면 심장의 심박출량이 좋아야 한다. 피를 받은 근육은 많은 미세혈관으로 구석구석 피 공급을 잘해줄 수 있어야 하고 산소를 잘 끄집어내야 한다. 나아가 근육 내 미토콘드리아 수가 많고 산소를 잘 써먹어야 에너지를 잘 생산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최대산소섭취량'이라는 결과물이 좋아진다. 그래서 이 수치는 '심폐체력(cardiorespiratory fitness)'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심폐체력은 유산소운동을 통해 이룩할 수 있다. 산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호흡 자체가 사실 몸 내에서 산소를 연소하는 에너지 대사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미시적으로 말하면 세포 속 수천 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산소를 연소 및 사용해 ATP(adenosine triphosphate, 아데노신 삼인산)라는 세포 에너지 물질을 만들어낸다. ATP는 3개의 인산이 아데노신에 붙은 유기 화합물을 뜻하는데, 이 화합물이 모든 생물체에게 꼭 필요한 세포 에너지원이다. 인간의 경우, 인간의 신체활동 세포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ATP는 에너지 화폐 및 통화라고도 불린다.


세포 속 소기관, 미토콘드리아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달리 말하면, 산소를 많이 사용할 수 있을수록 미토콘드리아 수가 많아지고 에너지 대사율이 비례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즉, 최대산소섭취량이 높다는 것은 미토콘드리아가 산소를 잘 연소해 에너지 전환율이 높다는 것이고, 거시적으로는 우리가 호흡이 가쁜 상황에서도 산소를 더 잘 흡입하고 이를 에너지로 잘 전환한다는 것이다. 세포 단위에서부터 거시적인 몸 기관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고, 같은 작용이다.




나의 최대산소섭취량, 그리고 건강 수명

심폐체력의 중요성은 너무나 명백하다. 한 사람의 심페체력 즉 최대산소섭취량은 사망률과 심혈관계질환 사망률, 암 사망률을 결정한다. 흡연과 비만,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제2형 당뇨병처럼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 어떤 위험요인보다도 심폐체력의 예측력이 더 정확했다. .. (중략)

심폐체력은 수술 전 위험 지표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다. 심장이나 폐 수술뿐 아니라 모든 수술의 회복, 합병증, 사망률, 예후 같은 결과마저 심폐체력이 좌우한다.
- 270쪽, 5장 <운동 저축>에서
하지만 최대산소섭취량은 나이가 들면 줄어든다.
25세부터 남성은 10년마다 약 10%씩, 여성은 10년마다 약 7%씩 줄어든다.
- 270쪽, 5장 <운동 저축>에서

해당 챕터를 읽고 나 자신의 최대산소섭취량이 궁금해졌다. 심폐체력이기도 한 이 단순한 지표가, 수술에 따른 회복의 과정과 사망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큰 동기였다. 어쩌면 가장 생활습관을 반영하는 지표가 최대산소섭취향이자 심폐체력 수치이지 않을까 느꼈다. 이 지표는 단숨에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아래는 부끄럽지만 나의 최대산소섭취량이다. 연도 중 가장 큰 수치는 51.2이며, 현재는 2025년 2월 기준 평균 48.6을 유지하고 있다. 주로 나의 경우 빠른 달리기 및 인터벌 훈련 빈도가 낮지만, 꾸준히 거리를 늘리고 있음에도 수치가 크게 변화하지 않는 걸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인터벌, 업힐 인터벌 등 심폐를 한 번씩 터뜨리고 유지하는 훈련법을 도입할 계획이다. 참고로 다른 스마트 워치 디바이스는 잘 모르겠지만, 애플 워치는 '애플 건강' 기능 속 '심장' 카테고리에서 본인의 최대산소섭취량에 비례해 훈련량 및 빈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나의 최대산소섭취량, 2024년~2025년 1년간, 애플 워치 (심장)


전체 남성과 여성 평균 최대산소섭취량은 어떨까 찾아보았다. 비교군이 있어야 나의 상태 가늠과 러닝 및 유산소 훈련법 적용을 달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대표적으로 2개의 문서가 있는데 결과치가 약간 달라서 모두 살펴보았다.


전체 연령 평균은 48.6세였으며(SD: ±10.05) 범위는 20세에서 79세까지였다. 남녀간에 최대산소섭취량은 남자가 평균 26.4 ml/ kg/min (SD; ±6.77), 여자는 평균 19.8 ml/kg/min (SD; ±5.94)을 나타내었다.

- 한국인 남녀의 연령 증가에 따른 최대산소섭취량의 변화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자전거 에르고미터에 의한 간접 측정 방법을 이용하여
- Changes of VO2max According to Sex, Age and Related Factors in Korean Adults
- 대한가정의학회, 2003년
Heyward, V (1998). “Advance Fitness Assessment & Exercise Prescription, 3rd Ed”. 48면 (출처, 위키백과)


해당 자료 기반으로 훈련받지 않은 남성 평균 26.4 / 35~40 정도의 수치가 도출된다. 달리기를 시작한지 1년 3개월 임을 감안하면 나의 최대산소섭취량 (48.6)은 큰 성장이 없었다는 점에서 약간 속상했지만, 러닝 여정은 길고 옳은 훈련으로 수정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였다. 목표는 평균 50~55이상으로 꾸준히 달리기를 지속할 예정이다.




최대산소섭취량의 비밀과 운동 저축의 필요성

평생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을 한 사람은 최대산소섭취량이 동년배의 상위 5%보다 20~40%나 더 높다. 최대산소섭취량은 운동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높아졌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평균 나이 44세(18-100세) 55,137명을 평균 약 15년간 추적 관찰했다. 달리기가 취미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전체 사망률은 30%, 심혈관계질환 사망률은 45%나 낮아졌다. 달리는 사람의 최대산소섭취량은 달리지 않는 사람보다 평균 30%가 높았고, 달린 시간이 길수록 더 높아졌다. (중략)

그리고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이 전략은 계속 유효하다.
- 271쪽, 5장 <운동 저축>에서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하루에 고작 5~10분 달리거나, 일주일에 총 10킬로미터 정도만 달려도 사망률이 뚜렷하게 낮아졌다는 점이다. WHO나 미국 보건복지부의 권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운동량이지만, 이 정도로도 이득은 뚜렷했다. 얼마를 하든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무조건 낮다.
- 271쪽, 5장 <운동 저축>에서

해당 <운동 저축> 챕터가 <길 위의 뇌>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다. 나이와 시간 등, 모든 변명을 뛰어넘고 나의 최대산소섭취량과 심폐체력은 노력하면 할수록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지표라는 것. 사실 이렇게 비례적으로 성장하는 건 우리 몸에서 매우 드문 현상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뇌의 전전두엽, 암, 그리고 최대산소섭취량과 심폐체력이다.


뇌의 전전두엽은 공부와 학습을 통해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뉴런 세포 수를 늘릴 수 있다. 그래서 나이가 지긋하신 세계적인 석학이나, 한 분야에 오랜 전문성을 지닌 연구자가 가능한 것이고 이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필요한 영역이다.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는 암 질환도 사실 세포 물성적인 특징만 본다면 무한대에 가까운 암 세포 증식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래서 조기에 암을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고 시간과의 싸움이 필수적이다. 뇌와 암은 참 다르지만, 세포 자체의 존재만 본다면 연결되는 지점도 많은 아이러니한 관계이다.


위처럼 나이와 무관하게 동시에 최대산소섭취량, 즉 심폐체력 역시 운동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운동 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산소 연소율과 에너지 대사 전환율이 강하면 강할수록 우리는 건강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학자와 연구에 따라 심폐체력은 일정 부분 타고나는 부분도 있다고 첨언한다. 하지만 타고나는 유전자 형질을 우리는 노력과 운동으로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나의 평균보다 훨씬 높게, 내가 기존에 가진 수명보다 훨씬 많이 건강 이득을 챙길 수 있는 구조이다. 뇌와 공부, 암과 질환, 그리고 심폐체력과 건강 모두가 나의 노력과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우리 몸은 철학적이고 솔직하다.







쓰다보니 후기가 길어진 <길 위의 뇌>. 각 챕터마다 인상깊고 와닿은 문장들과 사유들을 한 번에 기록해보고 정리해보았다. 다시 한번 달리기를 지속할 이유와 구체적인 동기를 생성해준 정세희 교수님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두가 달리기와 같은 모든 좋은 움직임과 치유로 지속가능한 삶을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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