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지왕자 aka C FLOW Apr 06. 2023

거부당했지만 괜찮습니다

권리와 이권

저녁 뉴스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식당 출입을 거부 당하자 이를 치별이라 했다가 영업방해 신고당한 보도를 보았다.


나도 전동휠체어 사용자고 아들과 아내가 함께 살고 있다. 외식하려고 다니다 보면 천차만별이다. 뉴스 속 장애인 당사자도 경험했을 것이다. 식당 공간이 좁아도 테이블 간격 넓여주면서 까지 사업주가 친절하게 응대해 주는 곳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업주도 있다. 여러 조건들이 맞지 않는다면 사업주가 거절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나 또한 먹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많고 아들도 나의 장애 때문에 그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는 무력감이 있지만 그것은 장애, 비장애 구분 없이 존재한다. 그래도 세상은 요령이다.


내가 쿨한 모습을 보였을 때 반응했던 사업주들은 그때 상황을 기억하고 나중에라도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셨던 경험이 더 많았다. 그런 쿨한 모습들이 사회에 노출될 때 세상이 조금씩 바뀐다고 믿고 싶다.


지하철도 시위도 마찬가지로 플랫폼 단차가 넓어 휠체어가 다니기 어렵다고 하는 장애계 목소리를 100프로 동의하기 어렵다. 불편하지만 공익근무요원 요청하면 발판 깔아주고 지하철 타고, 서로 가능한 범위에서 한 발짝 물러서 공공의 배려를 넓혀가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닐까. 뉴스에 나온 장애인 당사자가 마주한 상황도 비슷할 것이라 짐작한다.


사회적 약자와 그냥 약자는 의미가 다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개인을 위해 국가가 차별받지 않도록 권리 보장이 필요한 사람들을 사회적 약자라 말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공공영역에서는 영향을 끼치는데 민간영역에서 강제성이 없는 이유는 시민적 의식은 차별이다 아니다로 서로 큰소리치며 싸우는 것 만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목이 말라도 갈 수 없는 편의점과 볼일이 급해도 볼 수 없는 장애인 화장실 등 불만 많지만, 불만을 분노로 표출할 때 얻어지는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40년 살다 보니 깨닫게 되고 타협하게 된다. 나만의 타협 방식, 또는 쿨한 태도를 보고 다른 장애인 당사자들은 비겁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지금의 장애 차별이라 맞서는 현상들에 우려가 크다.


젊을 땐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생각했지만 장애인 당사자들이 말하는 사회통합을 분노하는 모습으로만 보여진다면 나는 반대한다. 요즘 들어 장애인을 그렇게 바라보는 모습에서 장애 차별에 대한 양면성을 보게 된다. 권리를 거꾸로 말하면 이권이라 한다. 뉴스에 나오는 장애인들의 모습은 권리일까 이권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고요한 밤 찾아온 교통사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