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황에 다 맞춰서 입을 수 있는 아우터 3가지.
4계절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겉옷의 존재는 무시할 수 없다.
헌데, 우리나라는 하나의 겉옷이 유행하면 전 국민 교복 프로젝트라도 진행한 것 마냥 다들 그 유행하는 겉옷을 사기 위해 혈안이다. 시장 수요에 맞춰야 하니 모든 브랜드는 약간의 디테일만 다른 똑같은 옷을 찍어내고.
물론 위의 단일화된 아우터의 경우는 10대~20대 초의 학생들이 많다. 유행에서 그 누구보다 민감할 시기이고, 나 자신의 멋을 추구하는 것보다 내 주위 또래 친구들의 스타일에 뒤쳐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니까. (내가 이랬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아니다. 20대 중반 이후 대부분의 남성들이, 이런 유행을 어정쩡하게 따르다가 여타 이유로 (군대, 학업, 취업) 20대 초반이 지나게 되면 특별히 자신의 아우터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들 먹고살기 바쁘니까.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아우터의 구매 기준은 '가성비'와 '따듯함(간절기 및 겨울용)' 그리고 '매장 직원의 추천'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높은 확률로 '패딩'과 '코트'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많은 이들이 즐겨 입는 '항공점퍼' 정도?
이 옷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체감온도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겨울에 패딩은 그 무엇보다 따듯한 아이템이고, 코트의 경우 특별한 포인트가 들어간 옷이 아닌 이상 평소에 쉽게 걸칠 수 있는 아우터니까. 문제는 두 가지, '유행을 너무 따르는 옷을 산다'는 것과 '유행을 너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극과 극의 두 가지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하나다. 옷에 대한 생각이 유행을 어설프게 따라가던 20대 초반에서 멈췄다는 것. 그리고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다, '뭘 걸쳐야 하지?'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우터를 정렬하자면 다음과 같다.
야상(M65/M51 피쉬테일 파카, 필드 재킷)
데님 재킷(데님 원단으로 만들어진 모든 재킷)
플라이트 재킷(흔히 말하는 항공점퍼, 무스탕(본래 이름은 '시어링 재킷') 등)
다운재킷(패딩의 원래 이름)
코트(체스터필드, 세미 체스터필드, 맥(발마칸), 트렌치, 피(pea), 폴로, 더플)
블레이져(슈트 재킷, 클럽 재킷)
블루종(셔링 블루종, 스타디움 점퍼)
이 외에도 모피코트나 테디베어 코트 등이 있지만 그건 사실 누구든 쉽게 입을 수 있는 옷이라고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으니 넘어가자.
위에서 손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제품을 나열 한 것만 봐도 8가지가 된다. 그리고 이걸 다시 말하자면 선택권이 너무 많아서 뭘 사야 할지 모르는 패닉에 빠지기 쉽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아우터의 리스트를 적어 놓았다고 해놓았다고 해서, 저기 적힌 옷을 다 구매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옷에 관심이 많고 돈이 그만큼 있다면 종류별로 하나씩 구매해 두는 것도 좋지만, 그게 아니라면 우린 단순히 내일의 상황에 맞춰서 걸칠 수 있는 아우터가 필요할 뿐이다. 그러니 저 리스트에서, 내가 사야 하는 아우터는 다름 아닌 내가 평소에 입을 수 있는 것들이다. 슈트나 비즈니스 룩 옷을 입고 출근하거나 그런 룩을 선호한다면 블레이져, 코트류가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단정한 옷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편안한 옷을 추구한다면, 또 상황이 나의 취향을 존중해준다면 내가 원하는 편안한 아우터를 구매하면 된다.
하지만 우린 언제나 다양한 상황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몇 번 못 입을지 모르는 상황을 위해서 옷을 마련해 둔 다는 것도 사실 조금 돈이 아까운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활동성도 갖고 단정함도 조금 챙길 수 있는 겉옷,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할 아우터로 뭘 사면 좋을까?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가장 어울리는 아우터는 '래글런 스타일의 발마칸 코트(맥 코트)'라고 할 수 있다.
여타 다른 코트의 경우 대부분 벨트나 견장, 혹은 코트 뒷 벤트나 허리 벨크로와 같은 디테일들을 통해 '단정함'의 대명사로 사용될 수 있을 정도의 스타일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발마칸 코트, 맥 코트는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매우 단순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브랜드별로 다른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장식 요소가 거의 없는 사진 속의 모습이다.
이 특유의 실루엣은 화려한 예복으로써의 '단정함'의 이미지가 아닌 담백한 '단정함'의 이미지를 챙겨준다. 여기에 래글런(흔히 말하는 나그랑) 소매를 지닌 경우, 어깨선이 없기에 진중하기만 한 이미지가 아닌 활발한 이미지 역시 보장된다. 코트의 단추가 보이지 않는 '플라이 프런트'형식의 발마칸 코트는 여타 코트와 다르게 바람을 막는 데에도 탁월하다. 단정함과 활동성, 기능성이 모두 갖고 있는 정말 하나 정도는 있으면 좋은 아우터이다.
하지만 당신이 코트가 아닌 짧은 아우터를 원한다면 발마칸 대신 블루종과 필드 재킷을 추천한다. 단정함과 활동성 모두를 갖고 있는 옷에 포함시킬 수 있다. 화려한 디테일이 가미되지 않은 이 아우터들은 그 무엇보다 단정한 겉옷이 된다. 속에 셔츠에 타이를 입고 슬랙스를 입은 후에 단순한 구조의 아우터를 입을 경우, 활동성과 단정함 모두를 머금은 담백한 옷이 된다.
물론 우리나라의 엄청난 추위에 블루종과 코트만으로 버틸 수 없는 건 사실. 혹한의 시베리아 추위가 왔을 경우 울룩불룩함과 광택이 있는 스포츠 패딩이 아닌 매끈하되 광택이 없는 흔히 말하는 '야상 패딩'을 입자.
이러한 패딩의 경우 상기한 발마칸 코트와 마찬가지로 활동성과 단정함 모두 얻을 수 있다. 물론 코트로 커버할 수 없는 매서운 추위 가득한 겨울에 나에게 따듯함을 허락하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한 가지 팁으로, 상기한 패딩을 입었을 때 조금 더 '센스'있는 면모를 보여주고 싶다면 허리 부분에 있는 허리 크기 조절을 위한 끈을 당겨 내 허리에 맞게 조정해놓자. 허리가 유려하게 들어간 실루엣이 당신을 한층 더 센스 있게 보여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고 다니는 회사에 출근을 하거나, 단정하고 클래식한 옷을 좋아한다면 위에 적혀있는 4가지의 아우터를 시도해 보자. 물론 복장 규정이 엄하다면, 답 없다. 그냥 양복에 코트 입자.
아우터는 계절에 따라 사이즈가 상이하다고 볼 수 있다. 만약 당신이 한 겨울용의 아우터를 구매한다면, 속에 옷을 여러 겹 껴입고도 손쉽게 걸칠 수 있는 사이즈를 사야 한다. 결국 평소 내 옷보다 '반 치수에서 한 치수' 큰 사이즈 구매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와는 다르게 간절기용 아우터를 구매한다면, 속에 간단하게 입을 것을 생각하고 정 사이즈의 옷을 구매하자.
재킷의 경우 아우터를 걸쳤을 때 어깨가 불편한지 아닌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블레이져(수트 자켓) 위에 아우터를 걸친다는 것은 아우터 위에 또 다른 아우터를 걸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어깨에 본의 아니게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된다. 그러니, 입었을 때 어깨가 조금이라도 덜 불편한 사이즈의 아우터를 구매하자. 너무 딱 맞으면 젊은 나이에 오십견 온 것처럼 팔을 어깨 위로 못 들 수가 있다.
아우터까지 해서 기본적으로 구비해두면 좋을 옷들에 대한 정보를 끝냈다. 하지만 우린 기본을 다졌을 뿐이다. 이대로 가면 평범한 행인 1로 그칠 것이다. 우린 우리 인생의 주인공인데 말이지. 그래서 다음 편엔 내 안에 잠들어있는 약간의 '관종끼'를 조금 선보일 수 있는 방법, '포인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