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기 - 3/3

다섯째 날, 마지막 날

by Jn

다섯째 날 아침, 호텔 식당으로 내려가 조식을 먹었다. 화려한 호텔 조식이라기보다는 소박한 연수원 급식 같은 느낌이었지만, 익숙한 맛에 부담 없이 잘 먹었다. 어제저녁,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숙소에서 쉬다가, 제주도까지 온 게 아까워서, 뭐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주변 곶자왈 환상숲 숲체험을 예약해 두었다.

바로 출발하여 도착한 곶자왈 환상숲 정원(이라고 해야 할까?). 곶자왈은 가시나무(자왈) 숲(곶)의 제주도 방언이라고 한다. 제주도의 곶자왈은 화산암 위에서 자라는 나무들로 만들어진 숲이고, 자연적으로 자라난 가시나무가 많아 사람들의 출입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나무가 무성해지면서 햇빛을 받지 못한 가시나무가 고사한 지역들을 위주로 산책로를 만들어, 숲 해설을 하는 코스를 만들어둔 것이다. 지하의 연중 일정한 온도의 공기가 화산암의 틈들을 통해 지상으로 올라와 숲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여, 사계절 내내 다양한 수종이 자란다고 한다. 지한이도 열심히 숲해설 선생님을 따라 설명을 들었다. 이어 함께 예약한 족욕 체험을 하고 시원한 수박 한 컵을 맛있게 먹은 후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곶자왈 숲해설 들으며 가는길

지인에게 추천받은 유림위드북스 북카페에 도착했다. 다행히 우리 셋이 앉을 수 있는 편한 자리가 있었다. 지한이는 아빠와 음료를 시키고 자리에 앉았고, 나는 북카페 책들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읽고 싶은 책들을 한 아름 앉고 와서 자리에 앉았다. 지한이는 우리 시절의 만화책인 곤을 읽다가, 중간에 남편과 항공우주박물관을 한번 더 다녀온다 나가고, 나는 남아서 이전에 재밌게 보았던 웹툰 단행본 다섯 권을 여유롭게 다 보았다.

제주 유림위드북스 북카페

슬슬 배가 고파져 근처 모둠생선구이를 먹고, 초등학생과 함께하는 제주도 여행의 필수코스인 카트를 타러 갔다. 아직 키가 작아 아빠와 둘이 카트를 타게 된 지한이는 자비 없이 내리쬐는 햇빛에도 불구하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아주 재밌게 탔다. 그러고는 줄 서서 예약해 들어가는 메인 키즈 카페를 뒤에 두고 옆에 작게 만들어놓은 어린이용 키즈 카페에서 또 한 시간을 신나게 놀았다.

한숨 쉬고 나오니 네시였다. 저녁을 먹기 위해 산방산 용머리 해안으로 조금 이르게 이동했다. 저녁으로 꽃게찜, 해물라면, 김주먹밥, 딱새우회를 배부르게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제주도의 마지막 저녁이다. 늘 그렇듯 여유로운 아침을 위해 마지막 밤에는 짐을 싸두었다.

다음날 아침,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 숙소 근처에서 고기국수와 돔베고기를 먹고 제주당 베이커리 카페로 향했다. 당근과 옥수수, 호박 모양의 빵들도 귀여웠고, 큰 규모의 카페 건물도, 창 밖으로 펼쳐진 제주도의 오름도 멋있었다. 서쪽 해안으로 드라이브를 하면서 피자를 점심으로 먹고 제주공항으로 향했다.

초등학생 지한이의 첫 번째 여름방학, 5박 6일의 제주도 여행기를 읽어주면 그때그때 생각이 나는지 깔깔거리다, 이것도 같이 써달라며 자기 기억들도 한두 조각 전달해 준다. 나는 마치 자기가 쓴 책이 제일 맛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유명한 작가가 되어버린 책 먹는 여우처럼, 내가 쓴 여행기를 같이 여행을 다녀온 내 여행친구들에게 열심히 읽어주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