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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맘 Oct 13. 2024

#10 꼼지맘의 항암음식 만들기- 샐러리 오리고기볶음

나의 소울푸드

내가 힘든 일정을 보내거나 기운이 없을 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다. 

누구나 힘들 때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컨디션도 회복이 될 것이다. 

나의 경우 암을 만나기 전 힘들 때 찾은 음식은 곱창, 막창이었다. 많이 먹지는 않지만 정말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기분은 좋아졌지만, 나의 몸에는 좋지 않았을 것 같다. 


먹는 시간이 문제이기도 하다. 

힘든 하루 일정을 보내고 먹었으니, 늦은 저녁 외식이었고, 맥주 한잔을 함께 했다. 그리고  얼큰한 콩나물라면을 먹으며 마무리를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대충 씻고 잠을 잤다. 

지금 내가 금지하는 모든 것들을 한 번에 하는 것이다. 

그것도 나의 컨디션이 아주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다. 


내가 음식과 거리를 두는 법

암을 만난 뒤 나의 소울푸드였던 곱창과 막창은 줄였다. 

일주일에 한 번은 먹었던 음식을 한 달에 한번, 다시 두 달에 한 번으로 줄였다. 

횟수를 줄이면서 함께 먹는 양도 줄였다

나는 암을 만난 뒤 지금까지 먹지 않았던 음식들을 먹어야 했고, 즐겨 먹던 음식들을 먹지 말아야 했다. 

한 번에 무를 자르듯 자르기는 힘들다. 

타협을 봐야 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적당한 시간간격을 두고 만남을 줄였다. 그럼 서서히 잊히게 된다. 

많이 그립지 않게 된다.

내가 금지해야 하는 것들과 이별을 하는 방법이다. 


요즘은 오리고기를 종종 먹고 있다. 

나는 암을 만나면서 예전보다 더 강력한 의지와 결단력, 실행력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나와 같을 수는 없다. 당연하다. 

우리 가족들의 건강도 걱정이 되지만 강제적으로 나와 같은 식단과 루틴을 강요할 수는 없다. 


고기종류를 바꾸었다.

지금도 큰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고기는 삼겹살과 치킨이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먹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 

대신 계란요리와 오리고기요리를 삼겹살을 먹는 횟수만큼 늘렸다. 

치킨의 종류도 달라졌다. 

다양한 맛이 나는 튀김옷을 입은 치킨에서 오븐에 구운 담백한 치킨을 주문한다. 

이유는 "엄마도 먹고 싶어"때문이다. 

내가 먹는 양은 작은 조각 한 개 정도이다. 그것도 치킨이 도착하는 시간이 내가 저녁식사를 마치는 8시 전이어야 먹는다. 8시가 넘으면 그마저도 먹지 않고 잠잘 준비를 한다. 


아이들이 오리고기를 좋아한다. 

오리고기는 훈제고기가 아닌 생고기로 요리한다. 

오리고기를 구워주고 오리고기의 기름으로 샐러드와 야채들을 약한 불에 살짝 볶아주고 간장과 후추를 넣어 간을 하면 샐러드처럼 오리고기와 잘 어울린다. 

이렇게 먹으면 자연스럽게 고기먹는 양이 줄고 야채들을 함께 먹게 된다.

특히 셀러리가 향긋하고 식감도 좋아 맛있다. 그리고 마늘도 충분히 넣어준다. 

삼겹살구이와 구운 김치의 대체음식이다. 








샐러리 오리 간장 볶음

*오리고기는 생고기를 사용한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훈제오리고기는 먹지 않는다. 내가 금지하는 성분이 훈제오리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1.생오리고기와 다진 마늘를 중불에서 익혀준다. 

고기가 반쯤 익었을때 멸치액젓을 조금 넣고 밑간을 한다.

2. (1)에 샐러리와 야채를 넣고 약불에 익혀준다. 

3. 간장과 후추 들깨를 넣어 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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