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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맘 Oct 12. 2024

#2 시각장애아동을 위한 손으로 보는 그림동화책 만들기

매주 토요일 아침 10시에 시작합니다.

토요일 아침 10:00

저번주는 아버지의 장례식으로 토요일 봉사활동을 쉬었다.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양주시 청년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한다. 지금은 나를 포함 4명이다.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 초기 인원은 4명을 넘지 않게 구성한다.


대부분 점자촉각책과 점자촉각교구재에 대해 처음 접하는 봉사자들이 많다. 우리의 봉사활동은 1회성이 아니기에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고 시각장애아동들에 대한 관심이 있는 봉사자 들기를 바란다.  


점자촉각교구재의 검수와 수정작업에 필요한 바느질의 기술적인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잘할 수 있고, 개인차에 따라 가능한 작업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에 모집한 봉사자들은 최소 1년 이상 참여가 가능해야 하는  장기프로젝트로 진행하는 점자촉각그림동화책 작업이라 봉사자 모집에 더 신중을 기했다.

조건이 까다롭지는 않지만 봉사시간이 목적이 아닌 봉사자체에 의미를 두는 청년들이었으면 했다.


결석하지 않는 청년 봉사자들

8월 첫 주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봉사자들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매주 토요일 봉사시간에 맞춰 나의 작업실에 온다. 나도 토요일이면 나의 모닝루틴들을 약식으로 하거나 서둘러 마치고 10시까지 도착한다.  

봉사자들의 대부분 아침을 먹고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나의 토요일 아침시간이 조금 분주해졌다.  요기가 될 수 있는 음식을 만들거나 준비해 가기 위해서다.  *대학생과 대학졸업생으로 구성된 봉사자들은 무얼 해줘도 맛있게 잘 먹어주니 음식 하는 재미가 있다. (나의 토요일의 즐거움이다)


오늘의 간식

오늘은 자매 봉사자들이 집안일로 참석하지 못해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봉사자만 참석을 했다. 할머니를 모시고 가는 가족여행일정으로 딱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참석한 착실한 봉사자다. 대학을 졸업하고 코이카에 지원해서 해외봉사를 해보고 싶다고 한다. 시각장애아동을 위한 봉사를 하게 되어 너무 좋다는 이 청년이 참 예쁘다.  간식으로 어제 만든 쿠키와 일본여행 중 사온 허브차를 간식으로 준비했다.  혹시 배가 고플까 내가 먹고 있는 99.9% 두유를 망설이면서 줬다.(콩가루에 물을 탄 맛이라 맛은 그다지 있는 편이 아니다. 그냥 건강한 맛이다)




아기새와 엄마새 만들기

오늘은 둘이서 꽤 많은 작업을 했다. 전국의 바느질봉사자들이 만들어주신 노란 아기새에 솜을 넣고 눈을 다는 작업은 익숙해졌다고 한다. 처음보다 바느질도 꼼꼼하게 잘하고 속도도 빠르다. 오늘은 꽤 털이 많이 날리는 엄마새작업을 했다. 내가 미싱으로 바느질을 하면 봉사자는 노란 아기새처럼 뒤집어서 솜을 채우고 창구멍을 바느질한다. 엄마새작업을 모두 끝내려고 했는데 미싱 바늘이 부러졌다. 여유분이 없어 급히 주문을 하고 아기새와 엄마새의 부리작업을 진행했다.

부리원단은 손으로 만져보고 엄마새와 아기새의 촉감을 달리해야 하기에 2주 전에 동대문원단시장을 다녀왔다.



전국의 바느질봉사자들이 손바느질로 노란 아기새를 만들어 보내주었다.


11월까지 1권의 책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12월까지 3권을 더 만들 계획이다.  

미싱바늘이 도착하면 틈틈이 엄마새를 미싱으로 바느질해두려고 한다. 그럼 다음 주에는 4권 분량의 아기새와 엄마새를 완성할 계획이다.  손이 빨라진 3명의 청년봉사자들이면 충분해 해낼 수 있는 작업이다. (든든하다)


봉사자들이 엄마새와 아기새를 작업하는 동안 나는 내지에 나무아저씨를 고정하는 미싱작업을 진행하면 된다. (미싱공장과 같은 소음이 2시간 동안 나겠지만^^)


시작이 반이다.

또 한 번 이 말을 되새기게 된다. 2014년 마지막 점자촉각그림동화책 (아기새)을 만들어 맹학교에 보내고 지금까지 여러 이유등으로 [아기새]를 만들지 못했다.  암을 만나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하면서 꼭 다시 시각장애아동과 부모님, 맹학교선생님들이 칭찬하고 좋아했던 손으로 보는 그림동화책 [아기새] 작업을 시작해야겠다 다짐을 했다.


2년 동안 지속적으로 함께 할 바느질 경험이 있는 봉사자를 찾았지만 찾지 못했고 바느질이 처음이 남학생과 중고등학생 때 바느질봉사 경험이 있던 자매봉사자를 데리고 매주 토요일 2시간씩 2년 동안만 해보자는 다짐을 함께 하고 손으로 보는 그림동화책 만들기 봉사를 시작했다.


시작하고 보니 시작하지 못하고 망설였던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하나둘씩 해결이 되어간다.


 아기새제작을 위한 제작비용은 기업과 여행 유투버 (빠니보틀)의 후원으로 제작비는 도움을 받게되었다.


100%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아기새와 구름의  손바느질은 전국의 바느질 공예가들의 도움을 받았다.  나와 3명의 청년봉사자들과 함께 하는 아기새연결작업을 함께 하고 싶다는 다른 도시의 공예선생님의 연락도 받았다. ( 우리 팀과 같은 팀을 꾸려보고 싶다고 한다.)


시작하고 보니 반은 해결이 되었고, 나머지 반도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해결되고 있다.

손으로 보는 동화책 [아기새]를 만들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있다.


세상에는 마음이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고, 세상은 역시 함께 살아가는구나 라는 생각이다.

2013년처럼 전국의 작은 손길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시각장애아이들에게 꿈꾸고 상상하는 그림동화책을 만들어 줄 수 있으니 나의 작은 노력이 이보다 더 의미 있고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12시의 늦은 아침식사

 나에게 가장 특별하고 행복한 토요일의 2시간이 지났다.  봉사가 끝나고 테이블 정리를 하고 매일 아침 11시에 먹는 나의 아침을 12시가 조금 넘어서 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지브리의 영화음악을 들으며 먹으니 더 맛있는 것 같다.


창가로 보는 햇살이 참 예쁘다. 오늘도 참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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