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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카페 선택 포인트

내 마음 돌보기

by 꼼지맘

나는 혼자 놀기를 좋아한다. 한때는 인맥을 넓히고, 대표는 사람들 많이 만나야 된다는 말들을 들으며 다양한 모임과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했다. 나의 mbti는 entj이지만, 그렇게 외향적이지는 않다. 혼자 놀기가 편하고, 사람과의 만남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혼자 성취하는 것에 더 즐거움을 느낀다.

암을 만난 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나의 시간들을 세팅했다. 사회적 기업가라면 익숙한 단어인 협력도 멈추기로 했다. 나는 좋아하는 분위기의 카페에서 혼자 생각하고, 만들고, 조금씩 형태를 갖춰가는 나의 작업물들을 지켜보며 상상하는 시간들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우리 가족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하루에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을 지켜준다. 나의 시간은 아침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 나는 이 시간을 카페루틴이라고 한다. 내가 가는 카페는 우리 가족들과 1번, 2번, 3번, 강아지가 있는 2층카페등으로 암호처럼 말한다.


나는 카페를 좋아하는 카페덕후다. 어느 곳을 가든 하루에 한 번 카페에 가는 것 같다. 공간이 주는 느낌과 음악, 커피 향 등을 좋아한다. 외국여행을 가더라도 매일 하루에 한 번 카페에 들러야 했다.


암을 만난 뒤 커피를 마시지 않게 되면서 나의 카페선택포인트가 바뀌었다. 항암부작용으로 새벽형 인간이 되었기에 카페선택에서 오픈시간도 중요하다.



카페 선택 포인트


1. 아침 일찍 문을 연다.

1번, 2번, 3번의 카페들은 모두 am 7:00에 문을 여는 카페다. 요즘은 새벽운동시간을 조금 늦게 시작하기 때문에 8시쯤 카페에 도착하지만 얼마 전까지는 7시 30분 전에 카페에 도착을 했다.


2. 유기농 녹차가 있다.

암을 만난 뒤 지금은 좋아하던 커피 대신 유기농녹차를 마신다. 카페 중 유기농녹차가 있는지가 나에게 중요한 카페 선택 포인트가 되었다. 내가 유일하게 마음 편히 마시는 음료이기 때문이다.


3. 개방감 있는 뷰

큰 창에 개방감 있는 뷰가 있는 곳이 좋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 보이면 더 좋다. 하늘이 보여도 좋다. 개방감 있는 곳에서 잠깐식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카페가 내가 애용하는 카페들이다

사람들이 별로 없는 7:30~12시:00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나의 시간이다.


1년이 되어간다. 1,2,3번의 카페직원들과도 어느 정도 친숙하다. 반갑게 서로 인사를 하며 일상의 대화를 주고받지는 않지만 최대한 내가 편안하게 주문할 수 있게 배려를 해준다는 것을 느낀다.

나도 적당한 거리의 이런 친절함과 배려가 편안하다. 나도 언제부터인지 카페를 나올 때면 음료수거함을 정리하곤 한다.


카페에서의 시간들에서도 나의 일상의 편안함과 평온함을 느낀다. 참 좋다.

카페에서도 집에서 느끼는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냥 하루종일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나무와 노란 은행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다.

나를 위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 시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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