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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y Jul 13. 2022

주니의 유럽 보물찾기 여행 06

06. 스페인 빌바오로 가는 길에 만난 도시 게르니카 (Guernica)

다음 여정지인 북 스페인의 또 다른 도시인 빌바오로 가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한국에는 티맵, 카카오 맵이 있다면 해외에서는 단연 구글맵이 필수 내비게이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평소 구글맵을 이용해서 목적지를 찾아갈 때 가능하면 유료도로가 아닌 무료도로 우선으로 설정을 하고 길을 나선다.

무료도로를 옵션으로 하면 유료도로를 이용할 때보다 거리와 시간이 조금 더 늘어나지만 통행료도 절감할 수 있고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나게 되는 스페인 자연 모습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바스티안에서 빌바오로 가는 도중에 잠시 게르니 (Guernica) 방문하기로 했다.

게르니카는 해안도로를 따라 산 세바스티안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에 있으며, 바스크 지방에 있는 인구 15,000 명 정도가 거주하는 작은 소도시다.

이 도시를 찾은 이유는 스페인 내전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게르니카를 무엇보다도 유명하게 만든 것은 스페인 미술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 벽화 때문이다.


스페인 내전 당시 프랑코 정권의 요청으로 독일군이 참전을 하게 되는데 독일군이 피레네 산맥에 위치한 작은 소도시에 포격을 가했다.

이것이 유명한 1937년 4월 26일에 벌어진 '게르니카 폭격' 사건이다.

폭격이 이뤄진 당일 작은 소도시 마을에는 시장이 열려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장을 보러 모였었고 불과 몇 시간의 폭격으로 1,500 명 정도의 민간인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 비극적인 소식을 듣고 피카소는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자 파리 국제박람회에 게르니카 폭격과 전쟁을 주제로 대형 작품을 전시했다.

바로 이것이 피카소 작품 중에 명작으로 손꼽히는 '게르니카' 벽화다.

높이 3.5 미터, 길이 7.7 미터의 대형 작품인데 피카소가 한 달 동안 작업을 해서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현재 이 작품은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에 보관되어 있으며 게르니카에 가면 실물과 같은 크기의 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 (원본은 마드리드 국립 소피아 왕비 미술관에 있다.)


시내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전쟁의 참상과 흔적을 알리는 안내판을 접할 수 있다.

안내판 사진 속에서 폐허로 변한 건물과 현재 복원되어 있는 건물이 오버랩되면서 전쟁의 아픈 과거를 보존하고 알리려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이글레시아 산 마리아 성당 (건물 외관에서 역사가 느껴진다.)


군인 동상 (프랑코 정권과 싸우던 바스크 전사를 기념하고 있다.)


게르니카 폭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 안내판 (거리 곳곳에 이런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무작정 걷다가 발견한 동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잠시 여유를 가져보았다.

이른 오전이지만 카페에는 연세 드신 동네 노인 분들이 모여서 커피 한 잔 또는 맥주 한 잔을 곁들이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카페 구석에서는 허름한 중년의 남자가 연주하는 애달픈 기타 소리를 감상할 수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유럽 소도시의 진정한 삶과 여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운치가 있는 동네 카페 (이른 아침부터 커피 한 잔과 기타 연주를 감상하는 행운을 얻었다.)


Cafe con Leche 한 잔의 여유 (스페인 사람들은 오전에 보통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즐겨 마신다.)



커피를 마신 후 길을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마을 장터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이미 많은 가판대에서는 신선한 야채, 과일, 빵, 치즈 등을 팔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물건을 판매하고 흥정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의 겉모습과 시장 구조는 다르지만 한국 시골 마을 장터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시장 내부 (중앙에는 식재료 가판대가 있고 바깥으로 생활용품 판매 가판대가 설치되어 있다.)


갓 구운 빵과 치즈를 판매하고 있는 가판대 (갓 구운 빵맛은 일품이다.)


하몽과 염장 고기를 판매하는 상인 (남대문 시장처럼 주인분의 호객행위가 예사롭지 않았다.)


스페인 소시지인 초리조 (chorizo)가 들어간 빵 (학생들이 줄을 서서 사 먹길래 얼른 하나를 사 보았다.)



시내 중심가 쇼핑 타운 및 카페 거리 (유럽의 전형적인 카페 거리 모습을 볼 수 있다.)




빌바오로 가는 길에 잠시 들린 게르니카는 유럽 소도시의 전형적인 멋을 간직하고 있었으며 과거를 소중하게 보존하려는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과거 내전으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잘 보존하고 후대에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만약 전쟁의 참상을 온 세계에 알리고자 게르니카 벽화를 그렸던 피카소가 지금의 평화로운 게르니카 마을을 본다면 어떤 기분일까?

잠시 엉뚱한 생각을 해보면서 다음 여정지인 빌바오로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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