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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신문에 소개된 대한민국 최초 1호 휠체어축구선수들

휠체어 타고 축구해 볼래?

by 캠강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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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꿈이었다.


바람이었다.


그저.. 상상 속 이야기였다.


말도 안 돼..


하지만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해마다 진행되었던 11월 전국대회를 6월로 당기고, 호주로 출발할 대한민국 대표 선수 8명을 뽑는 과정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다.


얼마나 떨리고, 가슴을 졸였던지 모른다.


'대한장애인파워싸커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최종 선수 명단을 보고 난 뒤!!


삐져나오는 소리를 두 손으로 막으며 제자리에서 널 뛰듯이 뛰었다.


" 와~~~~~"


당연한 결과라는 듯 날 쳐다보는 아들의 눈빛 역시!! 충분히 흥분한 표정은 역력했고, 눈은 이미 촉촉했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이내 노트북을 만지는 아들을 보며


"와~~~, 이런 상황에서도 저렇게 평점심을 유지하다니.. 역시 아빠 아들 맞네.."


평정심이란?

평정심은 어려운 상황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침착하게 대응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선수들 카카오단체톡방은 난리가 났다.

축하한다는~~

아쿵~~ 겸손할 수 없다. 너무 행복해서


1.jpg



https://www.koreadisabled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384



8명 선수 중 아들의 이름이 제일 먼저 상단에 게시되었다.

가나다 순?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8년 동안 경기했던 최다 MVP, 우승, 득점골등 합산한 결과 1등으로 뽑혔다고 했다.

나도 못해본 1등을 우리 아들이 해냈군..


뜨아.. 감동.. 이닷


서울, 인천, 평택 선수 외에 부산 선수들도 선정되었지만 병원 입원과 수술로 함께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운영진과 추진위에선 다시 긴급회의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고, 드디어 최종 선수 8명이 뉴스와 홈페이지에 이름이 적히게 되었다.


하지만 또 다른 장벽이 있었다.

호주 경기 일정이 10월 중순.. 시험기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아들은 축구도 중요하지만 수업과 시험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학업이 더 중요하다고..


어이구.. 공문 보내면 된다던데?


하지만 안된다는 아들.. 역시.. 왕 T 맞네.. 날 닮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

어렸을 때부터 숙제해~, 시험공부했어?라는 말은 필요 없었다.


3살 누나와 달리 아들은 늘 자기 주도가 철저했고, 본인의 컨디션 조절을 잘하는 아들을 보면서 난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아들이 시험기간과 겹치면 안 가겠다고...


헐..

아들의 결심과 의지에.. 박수를 보내며.. 난.. 학교 일정을 확인하고, 행정실에 전화도 하면서 꼼꼼히 체크하고, 다시 확인하며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제발.. 일정이 지금과 같기를.. 절대 변경되지 않기를...



가즈아~~~~

호주로





백일을 못 넘긴다는 아이가 5년을 살아줬고, 우리나라에 없는 희귀병인데.. 외국엔 10살을 넘긴 환자가 없다는 그.. 희귀병..


21년 시간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무색하게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시간,


지금 내가 널 보고,

네가 보는 이 세상이,


삶의 희망이 되고,

삶의 기억이 되고,

삶.. 그 자체가 되어

나와 함께 하기를


바라고

바라본다..


살아줘서 고맙고,

살아가줘서 고맙고,

살아있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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