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좀 막막했다. 세상사에 관심을 가진 지,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서도 일 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의 내 지식은 턱없이 부족하다. 몇 달 전이니 더욱 심했다.
학교 진로 시간에는 늘 국회의원 혹은 정계 활동이라는 말들을 적었다. 대학을 정하라는 말은 그다지 달갑지 않아 두루뭉실하게 적었고, 흥미가 있는 학과가 있는 곳을 선정했다. 학과는 보통 인류학과 쪽이나 언론, 경제 방향으로 골랐다.
뉴스는 매일 챙겨 봤으니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대충은 알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내가 바라던 것이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냥 세상을 살기 좋은 것으로 바꾸겠다 하는 마인드로는 무언가 이루기에는 모자랐다. 그때부터는 좀 정치에 대해 이대로 밀어도 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별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정계 진출 등을 포기하더라도 나는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그냥' 을 놓을 생각은 없다.
열정이 사그라든 것이 아니라, 자신감이 사그라졌기에 아마 내가 이 방향을 포기한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학교에서 세상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내가 무언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곳이다. 친구들한테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다 정도를 알려 준다.
혼자서 독자적인 이론을 생각할 때가 많다. 어디서 말하고 다니지는 않고, 딱 한명의 친구와만 그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제 와서 보면, 어쩌면 그 친구 혹은 다른 불특정 다수의 친구들이 나의 가장 큰 동력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