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에 대해(4)

작가

by 김문수

'진로에 대해' 라는 이 언제 끝날지 모를, 중간중간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섞여 연재될 시리즈에서, 오늘은 작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이전에 이야기한 대로 홍보물 하나를 보고 시작했다. 5일의 일이었고, 6일 저녁부터 소설을 무턱대고 써 보기 시작했다. 한글 2024를 켜고,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리고서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십수분 정도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아 AI를 빌렸었다. A4용지 한 장의 2/3쯤 되는 분량을 말이다. 찝찝해하며 일단 그날부로 매일같이 썼다. 저녁 열한 시쯤 에서 새벽 한 시~두 시 정도까지 자판을 두들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재밌었다.


10일이 지나고 20일이 지나고, 36일차가 되었을 때 원고를 1차적으로 완성했다. 다음 날부터는 퇴고와 함께 다른 것들을 써 보려 했다. 그러나 막상 하나 끝내고 나니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나는 그 첫 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뻔한 주제, 뻔한 구성, 난잡한 필력, AI의 도움, 그리고 마치 남의 작품을 베껴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현재 그 글은 7만 8천자 정도의 분량이고, 최종적인 퇴고가 완료되면 7만 2천자쯤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 미래에 대해서는 확신을 하지 못하겠다. 나는 지지난달부터 다른 소설 몇 편을 동시에 쓰는 중이다.


여전히 재미를 느낀다. 재미가 떨어진다면 곧바로 그만둘 지도 모른다. 하지만 '쓰는 것' 자체에서 이미 가치를 느끼고 있기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