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 학위 취득하려는 고군분투 직장인의 쉬운 법률 글쓰기
도주 중인 범인을 향해 발사된 한 발. 경찰의 총기 사용은 정당했을까?
경찰관 A는 차량 절도 혐의자 B를 추적하고 있었다.
B는 손에 길이 40cm가량의 칼을 들고 있었다.
위협을 가하며 도주하던 중, B는 등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 순간, A는 약 2미터 거리에서 실탄을 발사했고,
총탄은 B의 복부를 관통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사건 재구성이 아니다.
총기사용의 정당성과 한계를 묻는 법적 쟁점이 담겨 있다.
우리는 이 한 발의 판단을 어떻게 봐야 할까?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0조의4는 경찰관의 무기사용을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범인의 체포, 도주의 방지, 생명·신체의 방호, 공무집행에 대한 항거 억제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필요한 한도 내에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무기사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예외적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 하에서는 가능하다.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범하거나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자가 도주할 때
정당방위 또는 긴급피난에 해당할 때
이 사안에서 B는 차량 절도 혐의자였으며(형법상 6년 이하 징역 가능),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에 항거하거나 도주한 점에서 요건에 부합할 여지가 있다.
사건의 핵심은 “총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체포가 불가능했는가”, 그리고 “사망이라는 결과가 불가피했는가”에 있다.
B는 무기를 들고 있었고, 방금까지 경찰을 위협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총격 당시에는 등을 돌린 채 도주 중이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위해는 종료된 상태였다고도 볼 수 있다.
즉, 위협이 ‘현재 계속되고 있었는지’ 아니면 ‘이미 끝났는지’에 따라 무기사용의 정당성이 달라진다.
『형법』 제21조는 정당방위에 대해
① 현재의 부당한 침해
② 침해에 대응하는 방위행위
③ 상당한 이유
이 세 가지 요건을 요구한다.
B가 등을 돌리고 도주 중이었다면, 그 순간은 ‘현재의 침해’로 보기 어렵다.
즉, 정당방위 성립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과잉방위’로 평가될 여지는 있다.
특히 공포나 당황 속에서 이뤄진 총격이라면, 형법은 감경 또는 면제를 허용하기도 한다
(형법 제21조 ②③항).
하지만 경찰은 직무상 훈련된 공권력의 주체로, 일반 시민보다 더 높은 수준의 판단력과 절제가 요구된다.
즉, 면책보다는 ‘감경’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수준이라 평가된다.
『형법』 제22조의 긴급피난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전제로 한다.
칼을 든 채 도주하던 B가 다시 공격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총격 당시 즉각적인 공격 위험이 현실화되었는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결국, ‘위난의 현재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긴급피난의 인정 여부가 갈린다.
이 역시 정당방위와 유사하게 해석되며, 성립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대법원 1999.3.23. 선고 98다63445 판결은 유사 사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총기의 사용은 목적달성에 필요한 한도 내에서 이뤄져야 하며,
특히 위해 가능성이 큰 총기 사용은 요건을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도주 중인 범인을 향한 총격이 사회통념상 허용 범위를 넘는 위법 행위라고 판시했다.
이 판례는 현행법 해석에 실질적 기준을 제공한다.
한편, 경찰관의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주장도 가능하다.
위협은 끝나지 않았다.
도주하던 B가 언제든지 칼을 들고 돌아설 수 있었다.
경찰관은 실제적 위협을 체감하고 있었고,
시민의 생명과 자신의 안전을 동시에 보호해야 했다.
무기 외의 다른 수단은 실효성이 낮았을 수 있다.
빠르게 도주하는 흉기 소지자를 제지하기 위한 다른 실질적 수단이 부재한 상황이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이처럼 해석의 여지는 존재하며, 법은 이러한 다양한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경찰관 A는 위험한 상황에서 순식간의 판단을 내렸고, 그 판단은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다.
이 사안은 단순히 “옳다, 그르다”로 단정지을 수 없다.
그보다는 총기 사용의 기준이 무엇이어야 하며, 그 판단이 공정하고 정당했는가를 묻는 문제다.
법은 감정이 아닌 기준을 세워야 하고, 그 기준은 모두의 안전과 공권력의 책임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요구받는다.
독자에게 묻습니다.
그날의 판단은, 법적으로 정당했다고 보십니까?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0조의4: 총기 사용 요건과 예외적 위해 허용 범위
형법 제21조 (정당방위): 현재의 침해 + 방위행위 + 상당성
형법 제22조 (긴급피난): 현재의 위난 + 법익 보호 목적
대법원 1999.3.23. 선고 98다63445: 도주 중 범인 총격 → 위법 판단
* 본 글은 직장인인 제가 학위 취득을 위해 법학을 공부하며 작성하는 글입니다. 혹시 수정이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댓글 부탁 드립니다. Open 토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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