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김승호
이 책의 초반부는 교수님이 하시는 틀에 박힌 잔소리를 듣는 기분이 자주 들 정도로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분명 새겨들을 부분이 있었고 저자 김승호 회장의 삶의 지식과 지혜가 직접적으로 와닿는 순간이었다. 이 책은 후반부로 갈수록 더 재밌어지는데, 마지막으로 갈수록 독자로 하여금 도전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응원하는 메시지가 많아서인 것 같다. 좋은 구절들이 많아 두고두고 읽어볼 만한 책 <돈의 속성>이었다.
비정규적인 수입은 한 번에 몰려온 돈이라 실제 가치보다 커 보이는 착각을 일으킨다. 그래서 자신이 많은 돈을 벌게 된 줄 알고 사치하고 함부로 사용하게 돼 결국 모으지 못하게 된다. 수입이 비정규적인 사람은 자산을 정규적인 수입 자산으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P.26)
나의 연봉은 삼성, 현대 등 국내 유수 대기업에 들어간 친구들에 비해 매우 초라한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내 자산 수준은 그들보다 훨씬 우위에 있으며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본 결과, 바로 '성과급'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성과급은 올해는 2천만 원을 받다가도 내년엔 1천만 원을 받을 수도 있는 불확실한 돈이다. 힘이 약한 돈이라는 것이다. 한 번에 들어온 큰돈은 쉽게 주머니를 빠져나갈 확률이 높다. 합리적이지 않은 소비에 사용되며, 제대로 분석이 안 된 투자상품에 쉽게 쓰이곤 한다.
몇 개월만 지나면 역대급으로 받은 성과급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고 다시 다음 성과급을 기다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뭐든지 꾸준한 게 중요하듯이 돈도 일정하게 들어오는 수입이 중요하다. 돈에는 힘이 있다는 저자의 말에 난 100% 동의한다. 일정한 돈의 흐름은 강한 힘을 갖고 있으며 강한 돈을 쌓아나가는 과정이 바로 부자가 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결국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부자가 되는 첫걸음이다. 시골의 작은 집에 살아도 자기 집이 있고 비근로 소득이 동네 평균보다 높고 그 수입에 만족하면 이미 부자다. 부자란, 금액에 따른 기준으로 잡을 수 없다. 부자는 더 이상 돈을 벌 필요가 없어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P.89)
나의 소비습관은 나름 합리적이다. 1년에 소비로 지출되는 금액은 보통 1천만 원이 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의 비근로 소득이 연간 1천만 원을 넘어가면 난 부자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여기에는 '만족'이라는 느낌이 들어간다.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가 소비를 절제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수입이 커지면 소비의 절제는 지속되지 않을 확률이 높고 이에 따라 더 큰 수입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돈을 버는 과정에서 우리는 내가 어느 정도의 소비를 했을 때 충분히 만족스러운 지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수준에 맞춰 벌어야 할 금액을 설정하고 목표한다면, 언젠가는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보험을 드는 사람은 최악을 걱정해서 보험을 들지만 그 돈을 20여 년 전부터 모아왔다면 확률상 자가보험이 더 낫다. 왜냐하면 보험사는 어떤 상품을 팔아도 이미 내게 불리하게 설계를 끝내놓기 때문이다. 저축형, 비과세, 갱신형 등의 여러 유혹적인 단어가 붙어 있어도 결국 고객에게 불리한 상품일 수밖에 없다. 보험은 저축이 아니다. (P.135)
3년 전 입사 초기, 부모님이 내 앞으로 오랫동안 보험을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보험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자세히 뜯어보니 이렇게 쓸모없는 보험에 한 달에 22만 원이나 되는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 부모님과의 몇 번의 실랑이 끝에 난 8,900원짜리 실비보험을 뺀 나머지를 다 해지했고 동생의 보험마저 다 해지시키도록 설득했다. 주변을 보면 보험을 저축도 하면서 내 몸을 지켜줄 강력한 수단으로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보험사들은 일을 정말이지 멋지게 해낸 것이다. 보험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 집단에 불과하다. 보험 기간 내 보험사를 상대로 우리가 승리할 확률은 매우 낮다. 실제로 매월 보험으로 지출되는 금액을 연 복리 5%로 잡고 30년간 계산을 해보면, 실제로 들어간 병원비를 충당하고도 엄청난 돈이 남을 것이다. 만기가 되면 1.5배로 돌려주겠다는 유혹도 있지만, 35년, 40년 동안 매월 일정 금액을 납부한 대가가 겨우 수익률 50%라면 너무 박하지 않은가? (애플 주식은 지난 10년 간 30배 상승했다.)
차라리 그 돈을 내가 직접 운용하며 내 건강은 내가 직접 대비하는 게 훨씬 낫다. 이렇게 되면, 스스로 본인의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불필요한 지출이 사라지니 재정적 여유도 함께 생기게 된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의료보험 시스템을 갖춘 나라 아닌가? 주식을 공부하듯, 보험도 조금만 들여다보면 우리 삶을 더 윤택하게 해 줄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경멸하면 부자가 될 첫 문을 닫는 것이고 돈을 함부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돈의 노예가 된 상태다. 돈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고, 돈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하고, 돈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돈 때문에 아이를 못 낳고, 돈 때문에 부모를 돕지 못하고, 돈 때문에 늙어서 일을 찾아야 하고, 빚을 얻으러 다니는 것이야말로 돈의 노예다. 그렇지 않은가! (P.149)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그렇다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예전에 버킷 리스트를 작성한 적이 있다. 남미 자전거 여행 가기, 부모님과 산티아고 순례자 길 걸어보기, 할머니 좋은 집으로 이사시켜드리기 등등 작성하고 봤더니 거의 모든 게 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었다. 돈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하고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힘이 존재한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돈이 필요하다.
주변 내 또래들을 보면 집을 못 구해 결혼을 미루고, 아이는 낳을 엄두를 못 내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은 돈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나 또한 지금껏 나와 맞지 않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허비했지만, 다행히 이제는 그 단계는 지난 상태이다.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이 모든 게 바로 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한 젊은이가 마음먹으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감히 직작도 못 한다. 부모의 포기를 자녀에게 물려주지 마라. 자기가 좋아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것이 인생이다. 어디까지 갈지 모르는 한 아이가 고작 대기업 직장인이 꿈인 목표에 동참하게 하지 말기 바란다. 우리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도전과 창업을 격려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주지 못했기에 유능하고 창의적인 아이들이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교사가 꿈이 되어버린 것이다. (P.188)
최근 유튜브 채널 EO에서 하는 '유니콘 하우스'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있다. 여러 창업가들이 본인들의 사업을 검증받고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게으른 내 모습과 대비되어 보는 내내 부끄러웠다. 아래 영상에서 25분 되는 지점을 보면 교육 플랫폼 스타트업 '한 달 어스'의 대표 김준형 씨가 발표하는 모습이 나온다. 발표 도중 김준형 대표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 진실됨에 나까지 눈물이 나왔던 기억이 있다. 본인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그리고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기 위해 걸어왔던 지난 수년간의 과정이 고스란히 엿보였던 순간이었다.
'한 달 어스'라는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해 이 한 사람의 노력이 얼마 했는지 우리가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이를 준비했을 것이다. 아래 영상의 12분 21초를 보면, '한 달 어스'의 대표 김준형 씨가 '체인지 그라운드' 강연을 듣기 위해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연히 본 영상에서 그를 발견한 난 또 한 번 반성하게 되었고, 내 꿈의 크기를 재조정하게 되는 계기로 삼게 되었다.
저자 김승호 회장의 글처럼, 한 사람이 마음을 먹으면 이 지구 상에서 못할 것이 없다. 중요한 건, 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는 것이다. 그게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끊임없이 본인이 추구하는 바를 시도하고 실패하고를 반복하면 언젠가 세상이 그 노력을 알아줄 날이 오리라 믿는다.
열심히 산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다.
돈을 많이 번다고 부자가 되지도 못한다.
부자가 된다고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부는 삶의 목적이 아니라 도구다.
돈이 목적이 되는 순간, 모든 가치 기준이 돈으로 바뀌고 집안의 주인이 된 돈은 결국 사람을 부리기 시작한다. 결국 사람이 돈을 대신해서 일을 하게 되며 돈의 노예가 된다. (P.220)
입사 초기 2년 동안 아끼고 저축하면 내 삶이 윤택해질 것이라 믿었다. 열심히 살면 돈이 많아질 거라 믿었고,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질 것이라 믿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재정적인 상황은 나아졌지만, 내 삶은 그다지 변한 게 없다. 위의 글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돈은 행복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돈은 하나의 도구일 뿐이고 이 도구를 통해 어떤 일을 하는가에 따라 행복의 수준이 결정된다. '켈리 델리'의 대표 켈리 최 회장은 진정한 부자는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사람, 즉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주변 사람을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나로 하여금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사장이 팔고 나가면 수입이 없어지는 회사를 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처럼 수입의 발생 근원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얼마나 지속할 것인가에 따라 PER는 높아지고 안정성이 사라진 소득은 PER이 제로가 되는 것이다. 의사, 변호사, 인기 장사, 연예인, 트레이너, 운동선수, 유튜버 등과 같이 우리가 흔히 선망하는 직업의 대부분은 PER가 낮거나 아주 없는 사람들이다.
주식을 하다 보면, 주가지수 PER, PSR 등을 자주 접하게 된다. 사실, 이러한 개념들은 우리 삶에 가장 먼저 적용시켜야 할 것들이다. 우리 자신을 하나의 기업으로 본다면, 우리의 PER은 몇 인지 따져보고 이 수치가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이 15억이고 시세가 계속 올라간다고 해서 우리의 PER이 올라가는 건 아니다. 우선, 거주의 의미로써 집이라는 것은 함께 하는 가족 모두의 공간일뿐더러 개인의 소유가 아닌 가족 공동의 소유이다. 이로부터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PER은 여전히 0이다.
주식도 마찬가지로, 매도를 하여 수익을 낸다고 해도 그 수치가 매달 일정치 않다면 여전히 우리는 PER을 인정받을 수 없다. 차라리 PER의 개념에서는, 매월 일정하게 들어오는 배당수익이 실현손익보다 더 높이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 높은 PER을 인정받는 기업들은 현재 벌어들이고 있는 막강한 고정수익이 있고 여기에 미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우리에게 월급 이외로 발생하는 일정한 소득이 없다면, 우리의 PER은 0이며 더 이상 노동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감당하게 될 불안감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사업가는 스스로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직업.
대기업은 더 이상 꿈의 직장이 아니다. 꿈을 빼앗는 직장이다. 정말 평생 자신의 시간을 팔아서 돈을 벌며 살고 싶은가? 사실 평생이란 말도 맞지 않다. 나이 50 전에 명퇴 요구를 받을 것이고 그때 이후론 더 이상 그의 시간을 살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P.241)
내 인생에서 내 스스로가 통제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큰돈을 만질 수 없으며 여러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없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대기업에 입사를 했다면? 그리고 그곳에서 내가 통제권 없이 주어진 일에 수동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면? 그곳은 당신의 꿈을 갉아먹고 있는 곳이다. 시간을 팔아서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자존감은 무너지고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온다.
내가 몸담고 있는 부서에도 번아웃 증후군이 온 몇몇 과장님들이 계신다. 회사가 잘 나갈 때 모든 걸 바쳤지만, 결국 지금 그들에게 남은 건 줄어든 연봉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바쁜 시절 가족과의 시간도 소홀히 했으며, 돈을 많이 벌던 시절 저축하지 못하고 허투루 써버린 탓에 지금은 후배들 밥도 제대로 못 사주는 형국이다. 자신의 목표를 갖고 대기업에서 열심히 정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지금처럼 계속 살 것인지, 아니면 지금까지의 관성의 끈을 뿌리치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것인지.
-돈의속성-
아래는 악동뮤지션의 노래 물 만난 물고기이다. 후렴부의 가사가 너무 좋아 공유한다.
다음 이 시간에는 <부의 인문학>으로 찾아뵙도록 하겠다.
우리가 노래하듯이
우리가 말하듯이
우리가 예언하듯이 살길
Live Like The Way We Sing
우리 모두 삶을 노래하듯이, 말하듯이, 예언하듯이 살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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