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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을 싸는 계절입니다.

실속 있게, 심쿵하게, 맛있게 중학생 현장체험학습 도시락 싸기

by 여행하는 SUN

제가 어렸을 때는 지금처럼 학교급식이 없어서 매일 도시락을 쌌었죠.

그래도 특별한 도시락을 싸 주던 계절이 있었습니다.

봄, 가을 소풍과 운동회입니다.

친정 엄마는 소풍 전날이면 소풍가방을 들고 함께 동네 슈퍼마켓으로 갔습니다.

가방 지퍼를 열고는 "먹고 싶은 거 다 넣어!"라고 말씀하셨죠.

오빠랑 언니랑 함께 의논하며 과자를 고르던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소풍날 아침이면 설레는 마음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김밥 싸는 과정을 다 지켜보며 참견도 하고 김밥꼬다리 집어먹는 맛도 있었죠.


오늘은 큰 아이의 체육대회와 작은아이의 현장체험 학습이 있는 날입니다.

고1 큰아이는 체육대회를 해도 도시락 대신 급식을 한다고 해서 간식거리랑 음료만 챙겨 보냈습니다.

2 작은아이 도시락을 싸는데 친정엄마 생각이 많이 나네요.


결혼하고 참 많은 도시락을 쌌습니다.

학교 점심도시락까지 싸야 했던 우리네 엄마들만 할까만은요...

한 때 남편이 회사에서 산악회 간사를 하는 동안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등산도시락을 싸던 시기도 있었네요.


아이들이 초등학교 어릴 때도 그랬지만 저의 도시락은 원하는 메뉴를 미리 신청받고 있습니다.

그게 꼭 김밥이 아니어도 됩니다.

어떤 날엔 볶음밥,

어떤 날엔 충무김밥,

또 어떤 날엔 쉬림프박스를 원할 때도 있지요.


오늘은 소시지김밥입니다.

치즈까지 넣어서 한껏 느낌함이 더해진 김밥이지만 정말 좋아하네요.

날씨까지 좋아서 오늘은 도시락이 더 맛있을 겁니다.

색색이 예쁜 과일들과 친구들과 나눠먹을 과자들까지 가방을 가득 채워 가는 아이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입니다.


설거지통이 한가득 이어도,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눈꺼풀이 무거워도 전혀 힘들지도 귀찮지도 않은 것은 내 아이의 표정 덕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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