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방 먼지 제거 프로젝트
가구의 위치를 바꿔라
"엄마, 저 탈모샴푸 써야 하나요?"
라고 물어오는 사춘기 둘째 아들.
가족 중에 머리숱이 제일 많은데 그만큼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기도 한다.
화장실에도, 아이의 방에도 짧은 머리카락이 많이 보여서 되도록이면 머리를 만지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기도 하다.
매일 청소를 하며 큰 물건이나 가구들의 먼지는 닦아 내지만 가구를 옮길 때만큼 청소가 확실한 것은 없다.
남편이 나에게 가구 옮기는 게 취미냐고 물어 온 적이 있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바뀌어 있는 집을 보면 새롭기도 해서 좋다고 했다.
이사 오고 나서 붙박이장이 많아지고 부피가 큰 가구들이 자리를 잡다 보니 가구 옮기는 게 한계가 있기는 하다.
거실의 소파와 긴 테이블의 위치를 바꾸거나 리클라이너의 위치가 바뀌는 것 말고는 많이 하지를 못했었다.
작은아이는 음악을 좋아해서 디지털 피아노와 기타를 놓는 무대를 만들어 인테리어를 했는데 이번엔 그 무대에 침대를 올려놓기로 했다.
우리 집의 가구들은 보통 밑이 뚫려있어서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일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아이들 침대는 수납을 고려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서랍이 있는 것으로 골랐었다.
그런데 역시나 막혀있는 가구들의 구석구석에 먼지가 제일 많다.
이사하고 몇 개 월 만에 침대의 방향을 바꾸면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머리카락과 먼지가 뒤엉켜 있고 심지어 침대 헤드 뒤에는 거미줄까지...
약 6개월 만에 다시 침대의 위치를 바꾸는데 중간중간 침대 사이를 청소했음에도 이 먼지들은 언제나 충격적이다.
피아노 뒤에 숨겨뒀던 오래된 결혼액자 주변의 먼지까지 다 치우고 다시 가구들이 자리를 잡으니 방이 뽀송해지는 기분이다.
역시 대청소에는 가구위치를 바꾸는 것만큼 효과가 좋은 건 없다.
무대높이로 인해 침대의 높이가 높아지니 잠자리가 더 아늑해진 것은 보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