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일지] 시작

처음부터 좋은 건 없지

by 김해피

2001년 가을.

여느 가을날씨처럼 하늘은 높고 푸르렀고 거리는 가을을 즐기는 사람으로 북적였었다. 모두들 청아한 가을 날씨를 만끽할 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졸업을 앞두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희망이 교차하며 하루하루를 예민하게 그리고 기다림 속에서 보내고 있었다.

취업이란 문턱은 예나 지금이나 높았고 이제 사회초년생이 되고자 했던 나는 원서접수와 면접기회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행운은 많은 기회를 내게 가져왔고 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환희에 찼었던 2002년 월드컵을 4개월 앞두고 난 그렇게 꿈에도 그리던 대기업에 S그룹 신입사원 공채로 입사하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신입사원은 입사 전에 신입사원 집합교육을 약 한 달간 그룹연수원에서 진행하였다.

새벽 5시 반에 울리는 i'll be missing you 기상곡을 시작으로 키가 컸던 나는 기수가 되어 한 팀으로 이루어진 각 계열사 동기들과 아침구보로 교육의 시작을 하였다. 새벽 1시 넘어까지 진행되는 교육과 토론, 과제는 몸은 힘들었지만 사회초년생인 내가 빠르게 직장생활이라는 것을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고 그렇게 짧으면서도 길었던 신입사원 연수가 끝나고 난 비로소 계열사에 배치되어 신입사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신입사원으로의 첫 출근이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들었던 경험이자 도전으로 남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