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으니 떡볶이 요리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 점심메뉴는 떡볶이다
여럿이 먹을땐 한가지로 뚝딱 먹는게 편하고 좋으니까
그래도 떡볶이에 대한 예의는 다 했다
다시물을 내고 우리가 생각하는 재료들은 다 준비했다
떡볶이를 만들면서 생각했다
내가 싫어하는 떡볶이를 만드는데 왜 싫치 않을까
떡볶이의 문제가 아니다
내 마음의, 에너지가 문제였구나
내가 싫어도 먹어주는 이들이 즐거우면 뚝딱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떡볶이에 쏟을 여유조차 없었구나
사람에게는 각각의 주머니가 있는데
나는 그 주머니 담긴 기운을 몽땅 써버린모양이다
어디에 다 썼나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오로지 돈버는 데 다 쏟아부었다
직장을 다닐 때는 혼신의 힘을 써 성과를 내야한다는 걸 인정한다
그게 현실이니까
나도 그랬고 내가 아는 이들은 지금도 그럴 것이다
월급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그랬나보다
그렇게 나는 주머니를 탈탈 다 털어 버텼던 모양이다
한 살이라도 더 일찍 은퇴라는 길을 선택할 수 있어서
내가 떡볶이를 만들면서도 즐거운거구나
내가 만든 떡볶이를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어준 이들에게
고맙다고, 맛있게 먹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앞으로도 떡볶이는 웃으며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26.1.4. 싫어하는 떡볶이를 즐거운 마음으로 만들고 맛있게 먹어준 식구들이 고마워서 긁적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