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쓴 마지막 시

by 조대식

얼마나 멋진 일인가

눈부시게 푸른 하늘이 된다는 건

저토록 깊은 허공이 된다는 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바람이 된다는 건

훌훌 벗어놓고 돌아간다는 건


다만 당장은 이별이라

노을처럼 붉을 뿐


"림프종 4기입니다."

"모든 림프종에는 앞에 악성이라는 말을 붙입니다."

"다른 고형암들처럼 4기라고 해서 말기라고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검사결과를 설명하는 교수님의 목소리는 사뭇 진지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일이었지만 좀 당황스러웠어요.

"절망하지는 말자!"

6년 만에 다시 항암치료를 하기 위해 병실에 누웠습니다. 창 너머 하늘이 가을처럼 높고 파랗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