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들의 불과 얼음의 길 위에서...
우리 모자의 이번 아이슬란드 여행은
1일차 270km, 2일차 350km, 3일차 310km, 4일차 410km, 5일차 180km.
총 1,320km를 달렸다.
아이슬란드의 대표 도로인 링로드(Ring Road, 약 1,322km)와 거의 같은 거리였다.
남부의 골든서클에서 시작해 비크, 스나이펠스네스 반도,
레이캬비크를 지나 레이캬네스반도까지 —
불과 얼음의 땅을 전반적으로 둘러보는 여정이었다.
아이슬란드의 도로에는 신호등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교차로는 로터리 형태로 되어 있고,
신호등은 레이캬비크 도심 근처에 가야 비로소 만날 수 있다.
길 위의 풍경은 단조로우면서도 강렬했다.
검은 화산암 위에 이끼가 자란 초록빛 대지,
그리고 그 위로 흘러가는 구름의 그림자.
수천 년의 시간이 그려낸 풍경 속을
엄마와 나는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운전 내내 긴장감이 끊이지 않았다.
낯선 도로지만, 졸음이 올 틈은 없었다.
대신 차창 밖으로 쏟아지는 바람과 빛,
그리고 눈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지형들이
피로를 잊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여행 4일차쯤 되자
몸이 조금씩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여행의 중요 목표였던 오로라 구경은 잠깐이었지만, 결국 성공했다.
하늘 위로 초록빛 커튼이 천천히 흩날리던 그 순간,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듯했다.
엄마의 버킷리스트였던 그 장면을
함께 바라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감사했다.
사고 없이, 그리고 다툼 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도 큰 행운이었다.
아쉬움이라면 남동쪽의 요쿨살롱 빙하호수와 빙하 조각들을 보지 못한 것,
그리고 오로라를 단 한 번밖에 만나지 못한 것 정도일까.
길 위에서 흘러간 시간은 짧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함께한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