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신 축하드립니다. -
엄마~
잘 지내고 계시나요?
애타게 불러보아도 들리지 않는 그곳 이기에
간절한 소망 담아 불러보고
그곳에서도 볼 수 있는 저 달에 이 편지 걸어둡니다.
엄마~
생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올해도 엄마생신 놓쳐버렸습니다.
꼭 잊지 않고 생신일에 편지 적어보리라 다짐했건만
내 자식 생일은 스마트폰에 알람까지 맞춰놓고 꼬박꼬박 챙기면서
다이어리에 꾹꾹 눌러 적어둔 엄마 생신은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엄마 둥지 벗어난 지 십팔 년
내 기억 속 엄마는 오십이 세, 그 숫자에 멈춰져 있습니다.
내 나이도 이제는 기억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열일곱 큰 딸이 현실을 자각시켜 줍니다.
(이럴 땐 살짝 미워요)
철부지 막내로 태어나
언니들의 옷을 물려받아 입는 것이 늘 불평이었고,
집안의 쪼꼬미라 막둥이 취급받는 게 불만이었습니다.
집안의 막내로 귀여움과 사랑을 독차지하였음에도
그것이 사랑인 줄 모르고 투정과 떼쓰기로 일상을 보냈습니다.
그 시절이 아프도록 그립습니다.
지금 저에게는
투정 부리는 나 닮은 아이 넷이 곁에 있습니다.
엄마에게 한 번만이라도 투정을 부려보고 싶습니다.
엄마의 섬세한 손길이 저리도록 그립습니다.
엄마의 깨알 같은 잔소리 질리도록 듣고 싶습니다.
엄마의 얼굴을 꿈에서라도 보고 싶습니다.
엄마라고 소리 내서 불러보고 싶습니다.
엄마에게 하고 싶은 질문 너무나 많습니다.
나 같은 말썽꾸러기 어떻게 키우셨는지
떼쓰고 막무가내 부리면 어떻게 달래셨는지
지독하게 가난했던 고난의 행군시기,
어떻게 배를 채워주셨는지
시리도록 아픈 슬픔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세상에 진실된 사랑이 있는 건지
편지를 적는 순간에도 엄마의 안부보다는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욕심이 묻어나 부끄럽지만
그래도 적어봅니다.
엄마는 늘 사랑해주실 테니까요.
엄마~
다음에는 잊지 않고 엄마 생신날 편지를 꼭 적겠습니다.
또 제 투정을 늘여놓겠지만...
불효한 막내딸 볼 수 있는 날까지
부디 살아주세요. 제발~~~
- 막내딸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