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 봄이
서로의 어깨를 맞대고
잠시 숨을 고르는 날,
춘분.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고
빛과 어둠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 순간,
비로소
균형을 배운다.
조금 더 밝아지려는 낮과,
아직은 머물고 싶은 밤이
사이좋게
나란히 서 있는 날.
그래서인지
나의 마음도
이 날을 닮아
기울어졌던 감정들을
다시 세워 본다.
너무 애써
지쳐 있던 나와,
아무것도 하지 못해
작아졌던 나를
한자리에 앉혀
가만히 바라본다.
조금은 덜어내고,
조금은 채워 넣으며
나를 다시
나답게 맞추어 가는 시간.
춘분은
계절이 건네는
조용한 물음이다.
지금의 나는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
그리고
다시
어디에 서고 싶은지.
- 캄이브 -